[e말아세요?] 스설리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네티즌이라면 압니다. 자신의 글에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차라리 무플(댓글이 달리지 않는 것)보다는 악플(악성 댓글)이 낫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이런 난처한 상황에서 네티즌은 스스로를 위안하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자신이 직접 댓글을 다는 것이지요. 네티즌은 이를 두고 ‘스설리’라고 부릅니다. ‘스스로를 설레게 하는 리플(댓글)’이라는 뜻의 냉소적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한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묘사했다고 치죠.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않자 급기야 그는 스스로 댓글을 답니다. ‘참 아름다운 이야기군요’. 이런 댓글이 스설리의 전형입니다. 인터넷을 떠돌다 스설리를 보게 되면 댓글 하나 달아 주시지요. 디지털 시대의 매너랍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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