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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울진에 왕게가 돌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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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울진 죽변 선적 동환호 선원이 잡은 왕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울진군 제공]

 동해안에서 모습을 감춘 왕게(King crab)가 40여년 만에 울진 앞바다 왕돌초 인근 해역에서 다시 잡히고 있다.

 14일 울진군에 따르면 1960년대 초반까지 동해안에서 잡히던 왕게가 최근 들어 대게 조업 어선에 수십마리씩 잡히는 등 사라진 왕게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왕게는 2004년 울진 앞바다에서 50여 마리가 일시 잡힌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왕게가 다시 잡힌 것은 지난 9일. 왕돌초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죽변 선적 동환호(선장 김순명·17t)가 왕게 15마리를 포획했다. 모두 암컷 왕게였다. 크기는 큰 놈이 30㎝쯤 되고 작은 것도 15㎝쯤 되는 2004년에 잡힌 왕게보다 두세 배 큰 놈들이었다.

 김 선장은 “수컷이 잡히지 않은 게 아쉽다”며 “암컷은 알이 찬 걸로 보아 왕돌초 인근엔 많은 왕게가 서식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어렸을 적 어른들이 잡아 오던 왕게와는 크기나 모양에서 약간 다른 것같다고 했다. 또다른 어선도 최근 왕게 10마리를 잡아 울진수협에서 위판하는 등 왕돌초 인근에서 왕게 어획이 점차 늘고 있다.

 최근에 잡힌 왕게는 갑장이 12∼30㎝ 크기로 수입산 러시아 왕게와 비슷하며 한 마리에 2만∼4만원 선의 높은 가격에 위판되고 있다.

 왕게는 십각목(十脚目) 왕게과로 분류되는 갑각류로 우리나라 동해, 일본, 북극해, 베링해, 오츠크해 등지에 서식해 왔으나 우리나라는 60년대 초반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진군은 가라앉은 어망 인양과 어구실명제 실시 등으로 수중생태 환경이 왕게가 살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울진군 이한성 해양수산과장은 “앞으로 왕게를 울진대게와 함께 주요 수산 자원으로 보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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