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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아침] ‘연인들 3- 몸속의 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연인들 3- 몸속의 몸’- 최승자 (1952~ )

끝모를 고요와 가벼움을 원하는
어떤 것이 내 안에 있다.

한없이 가라앉았다
부풀어 오르고,
 
다시 가라앉았다
부풀어 오르는,
무게 없는 이것,
이름할 수 없이 환한 덩어리,
몸속의 몸, 빛의 몸
몸속이 바다 속처럼 환해진다


당신의 시를 읽으며 저는 문학청년에서 시인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내 안의 고요와 가벼움까지 반죽해 빵처럼 환하게 부풀어 오르는 영혼과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시인이 시인을 건너게 해주는 가교가 된다는 건 얼마나 무섭도록 아름다운 일일까요? 부서지기 쉽지만 그 다리 위에서 우리는 연인이 되고 서로에게서 사랑을 배우며 한 세상을 건너갑니다.

<박형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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