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합격을 위해…방학, 이렇게 보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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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이수동 / 右 이호준
겨울방학. 어영부영하다가 보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는지. 최근 명덕외고에 합격한 이호준(16·목동중 3)·이수동(15·성남중 3) 군은 “겨울방학은 새학기의 도약을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이들의 ‘외고 입성’을 이끈 방학 공부법을 통해 남은 기간 알찬 스케줄을 짜보자.

호준군과 수동군은 둘 다 순수 국내파다. 호준군은 한 달 간 다녀온 미국 여행, 수동군은 학교에서 단체로 갔던 일본 여행이 해외 경험의 전부다. 이들은 외고에 진학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영어 공부에 힘썼다.

수동군은 “이번 시험에서 영어 듣기가 특히 어려웠다”면서 평소 독해와 듣기 위주로 공부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iBT 토플 모의고사 문제집을 많이 풀었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듣기 부문만 CBT 토플 문제집과 외고 모의고사 문제집으로 보강했다.
독해는 문제를 푼 뒤 문장 단위로 해석을 해보고 이를 통째로 외웠다. 듣기 지문 역시 따라 읽으며 다시 들어본 후 전부 외웠다. 수동군은 “영어 문장을 외우는 것이 단어의 뜻을 명확히 이해하고 영어 문장의 구조에 익숙해지게끔 해 주었다”고 말했다.

호준군도 외고 시험 유형의 듣기 문제와 함께 텝스·토플 유형의 듣기를 연습했다. 텝스·토플 듣기는 외고 시험에 간혹 출제되는 긴 지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 듣기 연습을 할 땐 실전보다 빠른 속도로 듣고, 틀린 문제는 받아쓰기를 하며 다시 들었다.
호준군은 특히 단어 암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독해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노트에 모두 정리했다. 호준군은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참고 꾸준히 해나가자 모르는 어휘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단어는 크게 소리내면서 외웠다. 이는 듣기 실력을 향상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구술면접 준비는 교과서로
두 학생이 방학동안 영어 공부와 함께 준비한 것이 구술면접이다. 이들은 “중학교 1~3학년 국어·사회 교과서를 여러번 읽으라”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처음부터 암기하려고 하기보다 반복해 읽다보면 내용이 저절로 외워지고 흐름을 파악하게 된다.

수동군은 문제집을 풀어 교과 내용을 더욱 확실히 숙지했다. 올 입시의 구술면접에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문제가 많이 나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면접을 앞두고는 예상 질문을 떠올려본 뒤 대답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호준군의 경우 중학교 교과서 정독과 함께 고등학교 사회·윤리 교과서를 활용했다. 선행학습의 개념이 아닌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었다. 국어 과목을 복습할 때는 선생님이 수업하신 것을 따라하듯 배운 내용을 스스로에게 강의했다. 그러자 어렵게 느껴지던 시 부문도 극복할 수 있었다.

수업에 집중하고 복습 철저히
“외고 진학을 마음먹은 뒤 치른 첫 전국 모의고사에서 불합격권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어요.”
호준군은 “그동안 쌓은 영어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더욱 악착같이 공부했다. 수업 중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반드시 선생님께 물어 해결했다. 처음에는 질문하기 쑥스러워 그냥 넘어가거나 다음 기회로 미루기 일쑤였다. 그러나 ‘다음에 물어봐야지' 생각하면 끝내 물어보지 않을 가능성이 99%였다. 이렇게 넘어간 문제들이 쌓여 결국 성적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업시간 중 질문하기 곤란할 땐 수업이 끝난 후 교무실에 찾아가서라도 질문했다. 이후 치른 전국 모의고사에서 호준군은 ‘전국 93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수업 내용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예·복습도 필수다. 수동군은 취약한 과목이었던 과학을 방학동안 예습했다. 개학 후에는 한 번 공부한 것을 완전히 익힌다는 느낌으로 수업에 임했다. 다른 과목들 역시 배우는 내용을 수업 시간 내에 최대한 암기하려고 노력했다. 수동군은 “집중력을 발휘해 수업을 들으면 나중에 시험 공부를 할 때 훨씬 편해진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