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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지방大 특성화 바람 거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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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본격적인 지방화시대 개막과 함께 지방대학에 개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교육시장이 개방돼 외국의 유수대학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중.하위권이 대부분인 지방대학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우려때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마다 자구책 (自求策)을마련하고 있는 것.지난해 교육부가 지정한 전국 10개 국책지원대학을 중심으로 저마다 특정학과 집중육성,외국어로 강의 진행,대폭적인 해외유학지원등의 「특성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공개채용을 통해 유능한 총장을 외부에서 모 셔오는가 하면 교수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계약제를 도입하는 대학도 나타나고 있다.지역사회 연대를 통해 산.학협동을 강화하고 대학발전기금을 늘리며,대학과 대학간의 통합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최근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변화다.
대구지역의 경우 지난해 경북대가 전기.전자공학분야의 국책지원대학으로 지정된 뒤 사립대학들도 잇따라 특정학과를 중점 육성하는「특성화」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대는 최근 학교의 모태인 사회복지대학을 특성화한다는 계획아래 장기발전방안을 마련,환경관련학과들을 모아 단과대학으로 만들어 집중 육성키로 했다.
출발부터「초일류」를 선언하며 문을 연 포항 한동대는「21세기형의 새로운 대학모델」을 창조한다는 기치아래 전체학생에게 컴퓨터를 보급해 교육에 활용하고 1,2학년때 영어회화를 집중적으로가르치는 독특한 교육과정을 갖고 있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본인이 원할 경우 모두 해외유학을 보내주기로 한 것도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다.
한동대는 또 입학때부터「쓸만한」인재만 뽑는다는 취지 아래 올입시에서 지원자격도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상위 25%이내 또는 내신 5등급이상으로 제한했다.
이처럼 처음 문을 여는 학교로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모험을 감행한 결과 올해 입시에서 합격자의 수능평균 성적이 1백57.4를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부산대는 세계화시대를 맞아 학생들이 4년간 교육을 받고 나면영어로 말하고 듣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교육하고 있다.
학교측은 이를 위해 전학과 교수들이 강의를 영어로 하도록 권유,현재 컴퓨터공학과의「컴퓨터구조와 인공지능」과목 을 비롯한 45개 과목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울산大대 대학교육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문학과 3학년학생 52명을 지난해 2학기에 난징(南京)대학에 보내 4개월간 현장학습을 실시했다.
울산대는 이같은 현장교육을 올 2학기부터 미국.일본으로 확대하는 한편 의과대학 부속병원도 올 상반기에 착공키로하고 부지를물색중이다.
춘천의 한림대도 세계화 추세에 맞춰 오는 2학기중 중문학과 3학년생 전원을 자매결연한 중국 난징대학에 보내 수학케한 뒤 취득학점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제주대는 학위심사 제도를 강화,학부졸업생도 모두 의무적으로 졸업논문을 공개발표토 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총장.교수자질 높이기 지난해 포항공대가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방법으로 총장을 모셔온 데 이어 대전 배재대도 최근 총장공채원칙을 확정했다.
교수채용 방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年功序列도 폐지 전북대는 올해 채용하는 40명의 교수부터 계약제를 도입,재계약을 하는 2년후 학교가 정한 기준에 연구실적이 못 미칠 경우 과감히 재계약에서 탈락시키고 연구실적에따라 연구비를 차등지급하는 등 연구능력 위주의 보상제도를 실시키로 했 다.특히 지금까지는 보직교수를 임명하는데 연공서열을 중시해 왔으나 앞으로는 이를 과감히 폐지하고 사회봉사와 연구실적을 중시하기로 했다.
광주 조선대는 21세기를 선도할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 아래 장기발전계획(1994~2020)을 수립,매년 50여명의 교수를 학교가 자체적으로 선발해 해외연수를 보내기로 했다.
부산여대는 교수들의 연구분위기를 정착시키기 위해 올들어 연구비를 지난해보다 1백% 인상했다.
그러나 강의평가제와 교수연구평가제를 통해 연구결과를 엄격히「확인」하기로 했다.
***캠퍼스확충과 지역사회 연대 지방대학들은 서울소재 대학들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고 연구단지.공단등과 인접해 있다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캠퍼스를 확장해 실험.실습기자재등을 최대한 확보하고 산학협동을 통해 현장위주의「살아있는 교육」을 강화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産.學협동체제로 충북대는 지난해 국책대로 지정됨에 따라도가 청원군 오창.옥산면 일대에 건설을 추진중인「신산업기술도시」(청주테크노빌)내에 14만평규모로 제2캠퍼스를 건설키로 했다. 충북대는 이를 위해 올부터 98년까지 국고지원 2백50억원을 비롯해 학교 자부담 3백75억4천만원,기업투자유치비 4백71억3천만원,도지원금 1백억원등 모두 1천1백96억7천만원을 연차적으로 투자,강의동과 기숙사.도서관.교수아파트. 최첨단 실험실.산학공동연구소.국제교류센터 등을 갖출 계획이다.
***수백億 기금 조성 이리 원광대는 앞으로 전북도내에 들어설 현대.대우등 자동차공장등에서 필요한 고급 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오는 2001년 전북완주군봉동읍 1백5만평에 들어설 전주과학연구단지내에 과학기술공대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학측은 과학기술공대가 설립되면 현재 4년 대부분이 이론에 치우쳐 있는 학사과정을 3년은 이론,1년은 현장실습위주로 하는「3+1시스템」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여대는 7천여평에 불과하던 부산진구 연산동 시대를 지난해9월 마감하고 54만여평의 북구 백양산캠퍼스로 이전,최첨단 실험.실습기자재 외에 컴퓨터와 어학실의 경우 교육부기준보다 4배를 더 많이 확보했다.
지역사회와 연대한 대학발전기금 조성도 활발하다.충남대는 지방대학중에서는 처음으로 올들어 발전기금이 2백억원을 돌파했다.
학교측은 기금이자로 올해 2억여원의 장학금을 새로 확보했으며,5억원으로 도서 5만여권을 구입해 도서관 장서수를 70여만권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12월19일 발족된 제주대발전후원회에는 제주도내 주요기관장을 비롯한 국회의원.기업체대표.동문등과 도내 17개 기관및 단체가 참여,벌써 27억1천여만원의 기금이 모아졌다.
***학교.보직.학과 통폐합 여자대학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대구 효성여대는 같은 대구천주교유지재단 산하 대구가톨릭대와 통합작업을 벌여 지난해말「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로 발전적 통합을 했다.
진주 경상대도 통영수산전문대를 흡수 통합,오는 3월부터 수산가공.양식등 9개 학과 3백60명을 모집한다.
또 똑같은 기독교계 학교인 대전의 배재대와 목원대도 통합을 추진중이다.
전남대는 대학 경쟁력 강화와 교수들의 연구력 증진을 위해 지난해 9월 행정대학원.경영대학원등 4개 전문대학원 원장직을 단과대학장이 겸임토록 했다.
또 전국 4년제 종합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14개 단과대학의 교무.학생과장 보직을 폐지했으며,법대 공법학과와 사법학과를 비롯한「유사.중복학과」10개를 합치는등 학과 통폐합과 인원감축을통해 2억5천만원의 예산을 절감해 이 돈을 교육 설비와 교수.
학생 연구활성화비로 돌렸다.
전북대는 현재 93개에 이르는 학과를 50여개로 통폐합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그동안「외형적 발전」에만 치중해 왔으나 앞으로는「질」을 중시하는 내실있는 대학으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기 타 이밖에 일하면서 공부해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산업대가 국립에 이어 사립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올들어 대전.충남지역에서는 사립인 중경산업대(대전).충남산업대(홍성)등 2개 산업대가 신설됐다.
이로써 이 지역 산업대는 기존 국립 대전산업대.남서울산업대(천안)등을 포함해 모두 4개로 늘었다.
***해외分校 설립도 지방자치단체의 대학설립도 활발하다.
경남도는 현재 대학이 없는 남해.거창등 두곳에 96년 3월까지 도립전문대를 설립키로 했다.
충남도도 도내 서북부 新산업지대의 늘어나는 인력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청양에 최초의 도립전문대학을 설립,97년2월 개교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전문대학의 취직률이 높아져 인기가 날로 상승하자 전북도내 일부 전문대학들은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4년제대학 졸업생이 지원할 경우 혜택을 주기도 한다.
전주공업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졸업자에게는 이번부터 수학능력시험을 면제해주기로 결정,현재 하루 평균 20여명으로부터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학교측은 밝혔다.
전남곡성군옥과면의 전남실업전문대는 중국 톈진(天津)사범대학에오는 9월학기부터 분교를 설립키로 하는등 전문대학들의 4년제 대학에 대응한 교세확장도 활발하다.
[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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