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기外畵 붐-"뱀파이어와의 인터뷰"등 3편 잇단 흥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시체조각을 기워 과학의 힘으로 생명을 불어넣은 인조인간,서양축제인 핼로인데이에 나타나는 해골.
온갖 잡귀등 생소한 괴물소재의 영화들이 독특한 구성으로 한국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톰 크루즈 주연의『뱀파이어와의 인터뷰』,케네스 브레너와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프랑켄슈타인』,팀 버튼이 제작을 맡고 헨리 셀즈닉이 감독한 애니메이션『크리스마스의 악몽』등이 그것이다.
소복에 산발한 귀신이야기에만 익숙한 우리 관객들에게 생소하기만한 이들 영화는 괴물등장 영화는 여름철외에는 흥행이 어렵다는한국영화관의 징크스를 깨고 겨울 흥행에 상당히 성공하고 있어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영화들은 등장하는 괴물들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고민한다는 독특한 내용을 보여줌으로써 괴물영화의 새로운 지평을열고있다는 평을 받고있다.공포. 괴기물이 아니고 일반 드라마영화라는 것이다.『프랑켄슈타인』은 인조괴물을 만 든 스위스인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고뇌와 비극을 다룬 작픔.1818년 M W 셸리가 쓴『프랑켄슈타인: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소설이 원작이다.이 소재는 1910년 토머스 에디슨에 의해 처음 영화화됐다.1931년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창백한 얼굴에 처음엔 애정을 추구하다 충동적으로 난폭해지는 성격묘사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프랑켄슈타인의 신부,프랑켄슈타인의 세계정복등 변형된 내용의 작품이 쏟아져 나왔으며 프랑켄슈타인을 유머스럽게 풍자한 영화도 나왔으나 진지한 휴먼드라마로는 이번이 첫 작품이다.「프랑켄슈타인」하면 지금까지 인조괴물 그 자체로 알려 져 있지만 이번 영화는 그 이름이 실제로는 그 괴물을 만든 소설속 박사의것임을 밝혀주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인형으로 각 동작을일일이 찍어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들어낸 특이한 영화다.핼로인이한국관객에게 낯선 소재임에도 영화가 관객의 호응을 얻고있는데는인형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화면이 큰 몫을 하고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영화는 핼로인날에 나타나는 잡귀들이 사는 마을의 지도자가다음해까지 기다리기 보다 산타클로스 대신 크리스마스에 속세에 나가 놀아보려는 욕심을 주제로 하고있다.
핼로인은 10월31일(고대 켈트인과 앵글로색슨인의 섣달 그믐날)로 마녀.유령.도깨비.검은 고양이.요정.온갖 잡귀가 몰려다니는 날로 여겨졌다.현재는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귀신장난치는 축제일로 정착됐다.핼로인의 상징물은 악 마의 얼굴형상으로 껍질을 파놓고 안에 촛불을 밝히는 통호박인데 이는 야경꾼의 등불을 흉내낸 것이다.
「뱀파이어」는 드라큘라백작을 비롯한 흡혈귀의 통칭이다.이 역시 서양인에게는 흔한 괴기담이나 한국인에게는 낯선 소재다.하지만 『흡혈귀와의 인터뷰』는 영원히 죽지않는 대신 피를 빨아야 하는 흡혈귀의 고뇌를 그려 관객들에게 색다른 맛을 주고있다.
蔡仁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