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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귀화 허즈리 꺾어라 中국가주석 특명-天津세계탁구 앞두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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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홍콩=劉尙哲특파원]『우리는 반드시 허즈리(何智麗.일본명 고야마 지레)를 꺾어야 한다.』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오는 5월 톈진(天津)에서 개최되는 제4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여자선수단에 이같은 예상밖의 특명을 내렸다고홍콩의 시사주간지인 亞洲週刊 최신호가 보도,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10월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단식 결승에서작은마녀로 불리는 세계랭킹 1위 덩야핑(鄧亞萍)이 지난89년 중국국적을 버리고 일본으로 귀화한 허즈리에게 패하자 큰 충격을받았었다.
특히 이당시 何가 「요시」등 일본식 감탄사를 연발하며 중국선수들을 연파,세계최강을 자랑하는 중국탁구의 자존심을 무참하리만큼 짓밟은 것이 중국의 감정을 폭발시켜 이후 중국에선 何를 「漢奸」(매국노)이라 욕하며 이제까지도 그 흥분상태 가 가시지않은 상태다.
이같은 일반 시민들의 감정이 그대로 국가의 영도층에도 이어져마침내 코치나 감독등의 코칭스태프가 아닌 국가주석인 江이 직접엄명을 내릴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亞洲週刊은 江주석이 흥분한 것은 이제껏 정치와 스포츠를 연계시켜온 중국의 특수한 사정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가체육운동위원회 부주임인 쉬인성(徐寅生)이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60년대에 처음으로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상을 활용,탁구를 한다」는 이론을 도입해 경기에서의 승리가 곧 毛사상의 승리를 뜻하는게 돼버려 이제까지도 스포츠에서의 승리 가 곧 정치적 승리란 이상한 도식이 성립했다는 것이다.
또한 89년 天安門사태 이후엔 국민을 애국주의란 이데올로기로새롭게 결집시키면서 스포츠를 그 도구로 이용한 것도 한 요인이란 지적이다.
이에대해 홍콩의 체육기자들은 덩야핑이 지난해 11월말부터 모든 경기스케줄을 취소하고 두문불출,특수훈련에 들어간 것이 바로江주석의 특명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견해들을 나타내고 있다. 당사자인 何는 이미 지난87년 뉴델리세계대회등에서 챔피언에오른 적이 있어 이번 톈진대회 참가에 큰 미련을 갖고있지 않은대신 96년의 애틀랜타올림픽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何는 또 만약 톈진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신변의 안전을 고려,3명의 보디가드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亞洲週刊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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