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 “이방호 사퇴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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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친 박근혜계 최고위원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총장이 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공천 때 현역 의원을) 최소 35~40%는 교체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 전 대표 측 핵심 멤버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면전의 이 총장을 향해 “공정한 당무 집행을 해야 할 사무총장이 월권적이고 비민주적 발언을 함으로써 당 분열이 예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지난 대선 때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공헌한 분이지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의 분열을 막는 길”이라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친박 인사인 김학원 최고위원도 “공천은 당헌상 최고위의 고유 권한이다. 총장은 거기에 필요한 절차를 준비만 하면 되는데 물갈이가 어떻고, 영남은 어떻게 하고,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한 사람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 등은 월권”이라고 가세했다.

 심지어 이 당선인 쪽에 가까운 정형근 최고위원도 “물갈이니 뭐니 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구태”라며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기준과 원칙을 갖고 하면 되지, 사무총장이 당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퇴행적”이라고 비판했다.

 코너에 몰린 이 총장은 문제의 발언이 오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총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내가 ‘15대에선 공천탈락률이 35%였고, 16대 때는 36%였다’고 말하자 기자가 ‘그럼 이번엔 40%로 하면 되겠네요’라고 묻기에 내가 ‘그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얘기해 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총장은 “영남권 물갈이 비율이 높다는 것도 과거 경험이 그랬다는 것이지 저의 주관을 얘기한 것이 아니었다”며 “상식적으로 제가 어떻게 ‘40%를 물갈이 하겠다’는 직설적 표현을 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강재섭 대표는 “양측(이명박·박근혜) 측근이라는 분들이 나서서 자꾸 이상한 얘기를 한다. 대표로서 모욕감을 느낀다”며 공천 분란 발언은 모두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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