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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빠진 교황 요한바오로2세 후임자 거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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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16년전 교회개혁에 앞장설 인물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교황의 자리에 오른 요한 바오로 2세.그가 재위 기간중 교회내에 분열과 혼란만을 몰고왔다는 부정적 평가들이 나오면서 최근에는 건강도 예전같지 않자 외국의 유력 언론매체들이 후임 자에 대한전망까지 보도하고 나서는등 가톨릭내에 심상치않은 기류가 흐르고있다.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비판자들의 논거는 한 두가지가아니다.교황이 라틴아메리카에서 해방신학메시지에 대한 추인을 거부함으로써 가톨릭교회내 급진.보수파 사제들간에 격렬한 논쟁을 촉발시켰으며 그것이 가톨릭에 종교개혁 못지 않은 큰 피해를 주었다고 많은 사람들은 비판한다.북아메리카에서는 교황이 기부금을많이 제공하는 집단만을 편애하는 바람에 페미니스트.뉴에이지그룹등 다양한 이익집단들을 소외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아시아.아프리카지역에서는 전통적인 토속종교 가 가톨릭을 위협하고 있다. 거기에다 교황의 건강상태가 최근들어 부쩍 나빠졌다는 소문까지 들려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사실파이낸셜타임스.뉴욕타임스등 유력 언론미디어들이 집중적인 관심을보일만큼 요한 바오로 2세는 고령에다 건강 또한 앞 날을 알 수 없는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난 12일 제10차 세계청소년대회 참석차 마닐라에 도착한 교황의 모습을 보도한 언론들은 한결같이 「허약하고 지친 모습(Looking Frail and Weary)」이란 표현을 달고 있 었다.요한 바오로 2세는 2년전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낙상으로 금속교정물을 대퇴부 뼈에 박아넣은 뒤로 계속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건강상태가 불안해지자 성급하게도 누가 후계자가 되고 어떤 노선을 택할까 하는 의문까지 제기되기 시작했다.물론 교황은 이미 자신이 지명한 추기경들이 다수인 추기경회의를 구성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컨클레이브 (교황선출회의)가 선출하는 후계자는 이 폴란드출신 교황의 생각과 노선에서그리 멀지않은 인물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가톨릭 교회내 보수주의세력은 아직 어떤 도전도 용납하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
차기 교황으로 점쳐지는 인물은 밀라노대주교인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66)추기경,영국의 조지 바실 흄추기경,미국의 조지프버나딘(66)추기경,네덜란드의 고드프리드 다닐스추기경,살바도르의 루카스 모레이라 네베스추기경 등이다.이중 마 르티니와 흄추기경이 개혁적인 인물로 꼽히며 네베스추기경은 보수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가톨릭내의 자유주의자들이 차기 교황으로 가장 선호하는 인물은 마르티니추기경으로 이탈리아내에서 그는 흔히「대기중인 교황」으로 묘사되며 화해자로 명성 이 높은 예수회 수사다.
만장일치로 후임자를 선출하는 교황선거는 초기 투표결과가 큰 영향을 미친다.네베스추기경이 초기에 많은 표를 얻을 경우 남미출신 추기경들및 보수적 성향을 지닌 추기경들의 지지를 끌어 모을수 있을 것이며 마르티니추기경이 먼저 지지를 얻 는다면 북아메리카.유럽출신 추기경들이 연합전선을 이루게 될 것이란게 현재공통된 전망이다.
북미출신 추기경중에는 조지프 버나딘추기경이 선두주자이나 지지기반은 그리 넓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최근 프랑스의 종교계 잡지인 자유정신(L'esprit Libre)은 가톨릭 신자들을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한 결과를 다루면서「흑인교 황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제목아래 교황청의 프란시스 아린체추기경이교황의 복장을 한 이채로운 모습을 싣고 있다.
이는 그동안 추기경회의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해온 이탈리아출신 추기경들이 줄고 아시아.아프리카.미주등의 지역배경을 가진 추기경들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金龍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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