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제단상>슘페터의 아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무엇이 경제를 성장시키는가.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은 왜 개발도상국들 보다 항상 크게 낮아야 하는가.성년(成年)에 이른 인체처럼 성숙된 경제의 「발육」은 더뎌진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자 통념이다.
경제가 「완전고용」에 이르고,일할 수 있는만큼 사람들이 일을한다고 할때 전체 산출(産出)을 늘리는 길은 인구증가와 생산성향상의 두가지다.
미국의 경우 연평균 인구증가율은 1%,생산성 향상은 1.5%다.둘을 합친 2.5%가 연간성장률의 「상한(上限)」이다.이보다 높은 성장은 곧 인플레를 의미한다.작년이후 미국당국이 6차례나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린 것도 이 「속도」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 「제한속도」의 현실성을 놓고 성장논쟁이 한창이다.
경제학의 성장모델은 노동과 자본의 두 요소에 의존한다.이 두요인을 넘는 「플러스 알파」는 기술혁신 탓으로 돌리지만 그 구체적 설명은 없다.
슘페터는 기술혁신이 「창조적 파괴」를 통해 경제를 성장으로 이끈다고 일찍이 주장했다.성장의 동인(動因)으로 기술혁신에 주목하는 새 성장이론가들을 「슘페터주의자들」로 부른다.
「자본주의의 핵은 기술혁신이다」「기술및 새 제품의 잠재력은 거의 무한하다」「선진국 경제도 점프가 가능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폴 로머(버클리)와 진 그로스먼(프린스턴).폴 크루그먼(스탠퍼드)이 주요 면면들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5.4%로 떨어졌다.6%를 완전고용수준의 「자연실업률」로 부른다.그럼에도 중산계층의 신음소리는 그치지 않는다.시간제와 임시직등 「과소고용」이 많기때문이다.
이들을 마음껏 일하게 하고,컴퓨터혁명에 주도된 산업의 생산성향상까지 감안한다면 성장률 목표는 3.5%로 늘려잡아도 무방하다는 주장이다.
컴퓨터혁명은 19세기말 전기모터에 이어 1세기에 한번 있는 기술혁명이다.정보통신과 의료.유통등 각 산업에 두고 두고 생산성 붐을 몰아온다.
무역 또한 급속한 기술확산을 통해 성장을 촉진한다.따라서 보호무역은 기술의 전파를 막아 세계적 기술진보에서 낙후를 결과한다고 한다.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가 무색하다.『자원의 제약과 환경등부작용만 강조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아이디어의 힘은 과소평가돼왔다.혁신의 잠재력은 누적적 덧셈이 아니고 곱셈 증식(增殖)이다.』-새 성장이론의 기수 폴 로머의 「아이디어 국부론」이다. 〈本紙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