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가 외국서 번 돈 국내 송금 못하게 하면 좋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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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외국인의 국내 산업 투자가 3년째 감소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2006년보다 6.5% 준 105억 달러에 그쳤다고 6일 밝혔다. 2005년부터 3년째 감소세다. 외국인 투자가 활발했던 1999년에 비해선 32%(50억 달러)나 줄었다. 특히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굵직굵직한 투자가 성사되지 않고 있어 더 문제다. 지난해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투자는 2006년보다 25.7% 줄어든 42억 달러였다. 99년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상태다.

 산업별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서비스업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 투자는 전년보다 36.7% 줄었으나 서비스업 투자는 14.9% 늘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외국인 투자를 다시 늘리기 위해 고삐를 다잡고 있다. 4일 입국한 데이비드 엘든(62·사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5일 아침 이명박 당선인과 조찬을 하며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엘든 위원장은 “투자자는 투자를 하기 전 기업 환경이 얼마나 개방돼 있고 투명한가를 살핀다”며 “현재 외국인들은 ‘한국이 그런 여건을 충분히 갖췄는가’라는 물음에 ‘불확실하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론스타처럼 외국인 투자가 결국 외국인의 배만 불려준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엘든 위원장은 “만약 삼성이나 LG가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고 이익금을 한국으로 보내지 못한다면 좋은 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에선 누가 이기고 지느냐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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