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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삼 빈소 … 국방부 … 이 당선인 깜짝 행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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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감사합니다. 바쁘실 텐데 이렇게 와 주셔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후 1시40분 서울아산병원의 고(故) 최요삼 선수 빈소를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전날 발표했던 이 당선인의 일정표에 서울아산병원 방문은 없었다. 이 당선인의 생각과 스타일을 평소에 알고 기동성 있게 움직이는 당선인 비서실이 마련한 ‘깜짝 일정’이었다.

◆임태희·권택기·김희중이 일정 관리=비서실에서 이 당선인의 일정을 이처럼 순발력 있게 운용하고 조정하는 일은 임태희 비서실장-권택기 정무기획 2팀장-김희중 일정비서관 등 3인의 팀워크가 만들어 내고 있다.

임 실장은 지난해 8월 한나라당 경선 직후부터 후보비서실장으로 이 당선인 곁을 지켜 왔다. 권 팀장은 2006년 이 당선인이 경선 캠프의 전초기지 격이었던 ‘안국포럼’을 열 때 당선인 진영에 합류했다. 한나라당 경선 룰을 정하는 회의에 대리인으로 참석했을 정도로 이 당선인의 마음을 잘 읽는다는 평을 듣는다. 김 비서관은 이 당선인과 11년이라는 오랜 인연을 맺은 관계다. 이 당선인이 1997년 국회의원에 당선한 뒤 비서관으로 채용된 이래 지금까지 일정을 챙겨 왔다.

이들 ‘3인방’에 몰려드는 민원은 엄청나다. “이 당선인을 모시고 싶다” “꼭 한 번 방문해 달라”는 요청들이 서면과 인편으로 하루에도 40~50건씩 쏟아져 들어온다. 하지만 이들은 민원보다는 나름의 기준에 따라 ‘맞춤형 일정’을 기획해 낸다.

◆‘이명박 가치’ 순위 배분=첫째가 ‘경제 살리기와 사회 통합에 도움이 되느냐’다. 이 두 가치는 이 당선인이 선언한 새 정부의 최대 목표다. 이 중 경제 살리기를 강조한 일정이 전경련 방문(지난해 12월 28일), 경제연구소장 간담회(2일) 등이다. 장기 기증으로 사랑을 실천한 최요삼 선수의 빈소 방문은 사회 통합을 강조한 일정이었다. 조만간 구체화할 각 정당 대표나 국가원로들과의 연쇄면담 일정도 마찬가지다.

둘째 기준은 ‘불편부당하지 않다는 오해를 사지 않아야 한다’다. 당선 뒤 이 당선인에게는 관변단체들의 행사 참석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정부 부처들 중에서도 은근히 이 당선인이 한번 방문해 주기를 바라는 곳이 있다. 하지만 비서실 3인방은 가급적 이런 요청을 배제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 당선인이 11일 국방부를 방문키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비서실 관계자는 “보수정권 탄생과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국방부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셋째 고려 사항은 ‘핵심 지지층 관리에 도움이 되느냐’다. 대통령이 돼도 지지 기반이 없으면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3인방은 주로 비공개 일정으로 선거 기간 중 이 당선인에게 도움을 준 단체들에 성의를 표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 당선인이 바른정책연구원(BPI) 송년회(지난해 12월 26일)와 모교인 고려대 동문회 신년회(4일)에 참석한 게 대표적인 예다.

남궁욱·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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