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진단>한국 OECD가입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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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이 드디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신청을 한다.
89년 OECD와 처음으로 공식접촉을 시작한 이후 6년동안 애쓴 결과다.
OECD는 세계경제의 발전과 선진국간의 경제협력을 위한 선진국 25개국의 모임이다.
OECD가입은 우리가 앞으로 국제경제무대에서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계경제문제에 관한 국제적 논의에 주요경제국으로서 발언권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OECD가입은 아시아에서는 64년 일본 가입이래 31년만의 일이다.
우리 자신으로서도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기도 하지만,아시아가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세계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인정하게 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OECD가입은 한 나라의 「성인식(成人式)」이다.
그동안 커진 우리의 경제규모가 다른 나라 보기에도 성인대접을해 줄 정도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경제 규모에 상응해 세계경제의 발전에 기여해야 할 책임도 늘어나게 되고,또 명실상부한 주요경제국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국제경제규범도 늘어난다.
OECD가입은 만만치 않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오는 6월 각료이사회가 정식으로 가입협상에 대해 결정하게 되면 약 1년에 걸친 협상을 거쳐 내년 6월 가입하게 된다.
그동안 OECD가입에 대해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격」이라는비판도 있었다.
곧 OECD가입을 위해 우리가 바꾸어야 할 제도와 관행이 너무 많고 부담도 클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가입협상은 우리의 경제수준과 제도에 대해 진행된다.
우리의 대외개방.규제와 관련된 국내경제정책과 제도가 과연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가에 대해 협상을 하는 것이다.
OECD 가입협상은 주로 경상무역외거래(서비스교역)와 자본거래의 자유화에 관해 진행된다.
우리에게 제일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자본거래자유화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화의 깃발을 내세우고 이미 지난해부터 자본및 외환거래자유화에 관한 계획을 확정하고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경제를 열어 대외경쟁을 불러들임으로써 경제의총체적인 효율을 높이기로 작정한 이상 새로운 부담은 그리 크지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오히려 OECD가입에 따른 제도개선이 우리 경제체제를 세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도 이곳 저곳에 남아있는 옛 시절의 잔재들,특히 과도한 정부개입과 경쟁을 저해하는 각종 제도.관행을 말끔히 정리할 수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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