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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의 억울한 패배 한국서 갚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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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재일교포 추성훈(33·일본 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사진上)과 미사키 가즈오(32·일본·下)의 재대결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스포츠 신문은 3일 두 선수가 6월 한국에서 재대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우 좋은 흥행카드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크다.

 추성훈은 지난해 12월 31일 일본 ‘야렌노카! 오미소카’ 대회에서 미사키에게 TKO로 졌다. 그러나 패배를 받아들이기에는 억울했다. 추성훈은 상대 펀치에 맞아 양손과 무릎이 그라운드에 닿은 상태에서 얼굴을 발로 맞은 것으로 보였고 이것이 치명타였다. 대회 룰에는 손과 무릎이 땅에 닿은 상태에서 안면·머리 부분을 향한 발차기 공격을 금지하고 있다. 상대 반칙 때문에 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격투기 팬들은 “미사키는 반칙왕”이라며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재대결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추성훈이 소속된 K-1 주최사 FEG는 “미사키의 킥은 반칙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흥행 카드는 또 있다. 추성훈은 경기에 진 후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치욕을 당했다. 미사키가 링 위에서 추성훈을 불러 세워놓고 훈계를 했다. “너는 링 위에서 팬들과 어린이를 배신하는 행동을 했다. 너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뼈가 부러져 피를 흘리면서도 추성훈은 그의 연설을 듣고만 있었다. 국내 격투기 팬들도 추성훈처럼 모욕을 느끼고 있고 보복을 원하고 있다.

 추성훈이 당하고만 있던 이유는 로션사건 때문이다. 정확히 1년 전인 2006년 12월 31일 열린 K-1 대회에서 추성훈은 일본의 격투기 영웅 사쿠라바 가즈시를 1라운드 KO로 이겼다. 그러나 상대가 추성훈이 로션을 발랐다고 주장, 추성훈은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건성 피부여서 평상시 사용하던 로션이라는 주장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지만 마녀사냥 같은 일본 여론에 묻혀 버렸다. 이후 추성훈은 일본에서 악의 화신이라는 인상을 주는 ‘흑마왕’이라고 불린다.

 이 밖에 산케이스포츠 신문은 최홍만과 표도르 에멜리아넨코(러시아)의 재대결 가능성도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두 선수가 소속된 대회 기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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