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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해 맞아 통계로 본 養豚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새해에는 양돈업(養豚業)에도 「돼지 꿈」을-.
잠재력과 문제점을 동시에 안고 있는 양돈업은 우루과이라운드(UR)시대를 맞은 우리나라 축산업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마디로,더 잘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누구든 어미돼지 1천마리 이상을 갖지 못한다」는 낡은 규제를 여전히 움켜쥐고 있어 「돼지꿈」을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말 현재 전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의 수는 6백6만8천6백51마리였는데 이는 돼지 사육농가 가구당 1백8마리에 해당한다.
돼지에 얽힌 각종 통계를 중심으로 양돈업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돼지 사육 농가는 이제야 비로소 대형화되기 시작했다=우리나라 돼지 사육농가의 가구당 사육마리 수는 1백8마리다.이는대만(3백30마리),일본(4백30마리),덴마크(5백30마리)에비해 아주 적다.
농림수산부는 돼지 한마리당 생산비가 가장 적게 먹히는 규모를가구당 1천~1천5백마리로 보고 있는데,현재 우리나라 돼지 사육농가중 이에 해당하는 농가는 겨우 6백95가구로 전체 돼지사육가구의 1%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수출이 너무 부진하다=우리나라의 돼지 한마리당 생산비용은 12만4천원(90㎏규격 돼지기준).
우리처럼 돼지배합사료 수입국이 아니라 사료 생산국인 미국(7만6천원)은 물론 돼지를 키우는 여건이 우리와 비슷한 대만(10만7천원)에 비해서도 생산비용이 꽤 높은 편이다.
일본시장만 놓고 봐도 우리나라는 지난 93년의 경우 총 1만1천t을 수출,일본시장의 3%를 차지했지만 같은해 대만은 일본시장의 40%를 차지했다.
우리의 영세한 양돈농가들이 수출용인 90㎏짜리의 규격돼지를 제대로 길러내지 못하는데다 수출가격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양돈농가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89년에 만들어놓은 「누구든 어미돼지 1천마리이상을 갖지 못한다」는 규제를 UR개방이 닥치고 있는 지금도 정부가 「눈치」보느라 풀 생각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국내 생산이 좀 남을 때는 찔끔 수출을 했다가 모자라서 값이 뛰면 수출보다 내수가 더 이문이 남는다 하여 계약했던수출물량조차 약속을 안지키곤 해 수입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수요 패턴은 아직 선진국형이 아니다=돼지고기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먹는 양이 줄어드는 것이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추세인데,우리나라는 아직 이 단계는 아니다.농림수산부는 지난해 1인당 14.6㎏이었던 돼지고기 소비량이 10년뒤인 오는 2004년에는 21.6㎏으로 늘어나 매년 4%씩 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소비형태는 생고기가 80%,가공식품이 20%여서 미국등 선진국과는 정반대며 이로 인한 보관상의 문제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잘 맞지 않을 때는 가격 파동으로 이어지는 일이 종종 있다.
〈李鎔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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