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장서도 이통사 맞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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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정보통신업계의 라이벌 SK와 KT가 프로야구에서도 라이벌전을 벌이게 됐다.

 KT의 마케팅 관계자는 “KT는 항상 SK를 따라가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했다. KT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필요했고, 4만2000명 임직원의 열정을 모을 기업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프로야구단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스포테인먼트’를 앞세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가 올해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성가를 높인 것이 KT를 자극한 것이다.

올해 3세대 이동통신 시장 선점을 놓고 천문학적인 홍보·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경쟁한 두 기업은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PTV) 사업을 놓고 또다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성공의 관건은 콘텐트이고 그 두 축은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다.

두 사업자는 콘텐트 확보를 위해 이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SK가 2005년 서울음반과 연예기획사 IHQ, 지난해엔 검색 포털 엠파스를 인수했고, KT는 2004년 검색 포털 파란을 출범시킨 데 이어 2005년 영화 제작사 싸이더스, 지난해엔 드라마 제작사 올리브나인을 사들이며 맞불을 놓았다.

두 기업은 스포츠에서도 프로농구 부산 KTF 매직윙스와 서울 SK 나이츠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SK 와이번스가 프로야구에서 성공하자 KT도 더 이상 주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시즌부턴 IT 라이벌의 ‘경인선 더비’가 프로야구의 또 다른 관심거리로 등장할 듯하다. 신영철 SK 와이번스 사장은 “경쟁업체가 뛰어든다고 주위에서 말들을 하지만 프로야구 전체의 파이를 키운다는 차원에서 KT의 창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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