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사가 NHK 회장에 취임하는 것은 1988년 미쓰이(三井)물산 출신의 이케다 요시조(池田芳藏) 회장 이후 19년 만이다.
고모리 시게다카(古森重降.후지필름홀딩스 사장) NHK 경영위원회 위원장은 25일 후쿠치를 차기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대기업 경영자로서의 실적을 통해 그가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NHK 개혁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내년 1월 25일 취임하는 후쿠치 회장은 두 자릿수 이상의 시청료 인하와 방만한 자회사의 경영 효율화, 국제방송 강화 등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간 NHK는 직원들의 스캔들과 정치 외압에 의한 프로그램 변경 등으로 개혁 압박을 받아 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을 내보냈다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등 자민당 간부들의 외압을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또 최근에는 정부의 수신료 인하 방침에 대해 경영난을 이유로 반발하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의 융합과 인터넷.이동통신 등의 발달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NHK가 관련 분야 경력이 전혀 없는 인물을 새 회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언론인 출신이 아닌 회장이 과연 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지켜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아사히 신문은 26일자 사설에서 "NHK 회장은 그 누구보다 높은 저널리즘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더더욱 상업주의를 경계해야 할 공영방송에서 맥주회사 출신 경영인을 영입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