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Ⅱ 응시생만 유리" 이번엔 형평성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올해 수능에서 물리Ⅱ를 응시한 수험생 1만9597명은 25일 중 다시 통보되는 등급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의 등급이 상향 조정이 됐는지 여부에 따라 수시합격, 정시모집 원서 접수 절차가 크게 달라진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4일 발표한 물리Ⅱ 복수 정답 처리에 따른 구제 대상은 물리Ⅱ를 선택해 응시한 학생 중 복수 정답 인정에 따라 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학생에 한정된다.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면=제일 먼저 수시2학기에 원서를 낸 대학에 수시모집 합격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물리Ⅱ에서 등급이 오르는 바람에 수시 최저 학력 기준을 통과해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평가원으로부터 등급이 상향 조정된 학생들의 명단과 등급 내용을 통보받는다.

수시 2학기 모집에서 불합격이었는데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면 20일부터 낸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취소해야 한다. 수시에 합격한 학생은 정시모집에 원서를 낼 수 없다.

등급이 상향 조정됐는데도 수시 모집에 여전히 불합격된 학생은 정시모집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들은 28일까지 원서접수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26일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이번 조치로 등급에 변화가 없는 학생은 이 마감 기간 안에 접수를 해야 하지만 등급 조정이 된 학생은 이틀간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미 원서를 마감한 서울대와 포스텍에 원서를 낸 학생도 다른 학과 등 모집단위에 다시 원서를 낼 수 있다. 물리Ⅱ에서 등급이 상향 조정된 학생은 원서 접수가 마감된 결과(경쟁률)를 보고 원서를 낼 수 있다. 특히 서울대에서는 수능 성적만으로 모집 단위의 3배수를 걸러 내기 때문에 물리Ⅱ 응시자는 오히려 이번 사태로 이득을 볼 수 있다.

서남수 교육부 차관은 원서 접수 기간 연장에 대해 "26일까지 정시 원서 접수가 끝나고 27일 가군 입학전형 일정이 시작되는데 가군 대학들과 협의해 보니 실제 전형은 이뤄지지 않고 준비 기간이어서 28일까지 추가로 원서를 받아도 일정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등급이 종전과 같다면=복수 정답 인정으로 3점을 더 얻었는데도 등급이 그대로인 학생은 아무런 혜택을 볼 수 없다. 다른 학생들처럼 26일까지 마감되는 정시모집 원서 마감 기한을 지켜야 한다.

28일까지 원서 접수를 미뤄서는 안 된다. 이미 원서를 낸 대학.모집단위와 동일한 모집군에 다시 원서를 내서는 안 된다. 동일 군에 복수 지원하면 불합격 처리된다. 교육부 김규태 대학학무과장은 "등급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물리Ⅱ 응시 학생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오히려 주의를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등급 재산정에 따른 혼란을 줄여주기 위해 비상지원팀(교육부 02-2100-6515~6521, 평가원 02-3704~3672, 3675)을 운영하기로 했다.

◆대학들 "정원 늘려 달라" 요구=대학들도 이번 등급 재조정 사태에 대해 전형 기간을 연장하는 등 구제 조치에 나섰다. 다만 복수 정답 인정으로 수시 모집 합격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모집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복수 정답 인정으로 합격 여부가 뒤바뀌는 수시모집 응시생들을 추가 합격시킬 수 있도록 교육부가 한시적으로 대학 입학정원을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수시모집 합격 통보를 받은 일부 수험생이 조정된 수능 등급에 따라 뒤늦게 탈락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홍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