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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업’ 특혜 뭘까 사업확장 아니면 부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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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 14면

군사정권 때 대통령들은 대우그룹을 편애(?)했다. 김우중 회장은 12·12 사태가 나자 당시 보안사령관이던 전두환 대통령에게 접근해 일찌감치 공을 들였다. 서빙고동 보안사에서 근무하던 병사까지 김 회장이 보내준 돈으로 회식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김 회장은 정권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경남기업을 유리하게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이에 앞서 박정희 대통령 때도 김 회장은 부친과 인연을 고리로 삼아 정권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현대건설 사장 시절 가장 싫어하는 기업인으로 그를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쨌든 대우는 정경유착의 꼬리를 떼지 못한 채 워크아웃으로 그룹이 해체됐다.

노태우 대통령 때는 사돈 기업인 SK그룹의 사업확장이 눈에 띈다. SK는 이때 통신·금융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에는 정권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던 사업들이다. 반면 또 다른 사돈 기업인 신동방은 노 대통령의 비자금을 숨겨준 것이 발각된 뒤 1999년 워크아웃당했다. 신동방은 사업부문별로 공중분해돼 사조와 CJ에 인수당했다.

민주화 정권인 김영삼·김대중 때는 정권과 인연의 끈이 있는 ‘대통령 기업’으로 현대그룹이 손꼽힌다. 두 대통령과 현대그룹의 애증관계 때문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김영삼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어 패배한 뒤 공공연하게 금융제재를 받아 곤욕을 치렀다. 이 때문에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헌 회장은 작심하고 김 대통령과 앙숙인 김대중 대통령에게 다가가 올인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을 주선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뭉칫돈까지 대신 보냈다. 이후 정 회장은 자금난에 허덕였다. 김대중 정권은 현대그룹에 편법으로 공적 자금까지 지원했으나 부도 위기를 벗지 못했다. 결국 정 회장은 대북 송금과 비자금 수사를 받다 투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뒤에는 LG그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노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과거 LG(옛 럭키)서 근무한 데다 아들도 이 회사에 입사했기 때문이다. 그간 눈에 띄는 LG의 특혜는 없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4대 그룹 중 LG만 유일하게 무풍지대에서 지냈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분식회계로,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은 비자금 사태로 각각 구속됐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X파일 사건, 비자금 의혹 등으로 막판까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사돈 기업인 효성그룹이 떠올랐다. 앞으로 효성그룹은 ‘사업확장을 할까, 아니면 무풍 특혜를 받을까’ 궁금해진다.

▶지난 주
21일 미 11월 근원소비지출물가지수(PCE) 2.2% 상승=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심 안정권으로 설정한 1~2% 수준을 넘어서 물가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번 주
28일 11월 미국 신규 주택 판매 발표=월스트리트는 최근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71만 채 정도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실제 판매 규모가 예상치를 밑돌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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