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조정 내부손발 맞추기-청와대 진용 어떻게 개편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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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번주 후반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청와대의 진용도 대폭 손질할 예정이다.金대통령은 그동안『청와대 보좌진의 업무조정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직제개편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지난 2 년간 문제가발생할 때마다 정부 부처간의 조정능력 결여로 상반된 정책이 입안되고 손발이 맞지 않아 혼선을 빚어 문제를 악화시킨점을 감안,국정의 조정능력을 높이는 쪽으로 청와대를 개편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과거 안기부가 국내정치에 관여할 때는 이러한 기능을 안기부가 떠맡았으나 이제는 청와대가 이를 직접 관장해 金대통령 집권 중반기를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나서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청와대의 기능이 대폭 강화될 방침이어서 수석비서관의 진용배치와 인선(人選)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의 인사는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다.교문수석실의 폐지,정책수석실의 신설,비서실장의 역할강화 등이 골자로 알려지고 있다. 金대통령이 집권 중반기를 맞아 청와대의 총괄조정과 기획력을 높여 세계화를 추진할 것이란 예상과 일치된다.현재 경질대상은 비서실장을 포함한 10명의 수석비서관 중 5명안팎이 될 전망이다. 현재 박관용(朴寬用)비서실장은 4선의원직을 포기하고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로 들어온데 대해『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뜻을 金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최근 이홍구(李洪九)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총리로 옮겨감에 따라 통일원부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
신임 비서실장이 민주계냐 非민주계냐의 문제는 두쪽 다 강력한설득력을 갖고 있다.내년 지자체 선거와 96년 총선등 정치현안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민주계가 맡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그러나 대통령 가까이서 행정부를 통합조정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행정경험과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써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한승수(韓昇洙)주미(駐美)대사와 김우석(金佑錫)건설부장관 등이 오르내린다.韓대사는 金대통령이 비서실장의 자격으로 거론했다는 「영어도 잘하고 경제도 아는 인물」 에 부합된다.이런 기준에서 통일민주당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낸 황병태(黃秉泰)주중(駐中)대사도 거론된다.그는 金대통령의 민자당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맡은 적이 있다.이밖에 한승주(韓昇洲)외무장관과 서석재(徐錫宰)민자당당무위원 등이 거론되 고 있다.
비교적 유임가능성이 높은 쪽은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과 지난10월 취임한 한이헌(韓利憲)경제수석,홍인길(洪仁吉)총무수석 등이다.洪수석은 다만 직제개편 문제가 남아있어 차기 총선에서의공천 가능성도 있다.
정종욱(鄭鍾旭)외교안보수석과 주돈식(朱燉植)공보수석,김정남(金正男)교문사회수석은 교체쪽이다.鄭수석은 대사설이 나오며 金수석은 교문수석실의 통폐합 여부에 따라 거취가 주목된다.朱수석은내각으로 내려간다는 설이다.정책수석실이 신설될 경우 의외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데 徐위원이 거론되는 실정이다.
후임 민정수석은 검찰출신이 맡을 것이 유력시 된다.이의근(李義根)행정수석도 교체된다고 보고있다.최양부(崔洋夫)농수산수석은농수산수석실 자체가 한시적이란 성격때문에 유임 가능성이 있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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