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카니발 ‘MB 효과’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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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당선 축하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카니발을 타고 자택으로 떠나고 있다. [뉴시스]

21일 오전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으로 출근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렸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용한 카니발이었다. 이 당선자는 20일 당선 뒤 첫 공식 일정인 국립현충원 참배 때도 이 차를 탔다. 청와대에서 보낸 벤츠 방탄 리무진을 마다하고 “타던 차를 타겠다”며 카니발에 오른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뜻하지 않은 홍보효과에 반색했다. 조영제 홍보팀장은 “이 당선자의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다시피하면서 카니발도 덩달아 방송을 장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 새 카니발에 대한 영업점 문의가 늘어나는 등 PR 효과를 피부로 느낀다는 것.
 
화제의 차량은 카니발 중 최고급 사양인 7인승 ‘하이 리무진’. 10월 한나라당이 유세를 위해 구입했다. 4월 출시된 하이리무진은 일반 카니발보다 지붕이 29.5㎝ 높고, 뒷좌석에는 모니터·DVD 플레이어를 갖췄다. 공간이 널찍해 의상 같은 짐이 많은 연예인, 호텔·이벤트 회사가 많이 쓴다. 이번 대통령선거 땐 이명박 당선자뿐만 아니라 정동영·이회창 후보도 모두 이 차를 유세 차량으로 썼다. 기아차 관계자는 “피켓 등을 싣고 다닐 공간이 충분해 유세 차량으로도 적당하다”며 “수입차를 타기엔 유권자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정치인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회의나 보고를 받기 편리한 것도 카니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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