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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도 '이명박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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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9일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경남.울산.충북.제주 네 곳의 교육감 선거는 모두 기호 2번 후보들이 당선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같은 번호다. 이런 결과를 놓고 '이명박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호 2번 후보들은 현수막과 선거운동원 옷을 한나라당과 비슷한 푸른색을 사용하며 그 효과를 최대한 이용하기도 했다.

경남에서는 권정호(65) 후보가 고영진(60)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권 후보는 당초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현직인 고영진 교육감을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울산광역시 교육감에 김상만(65), 충북도 교육감에 이기용(62),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에 양성언(65) 후보가 당선됐다. 현직인 충북과 제주도 교육감 당선자는 현직 프리미엄에다 2번 효과까지 겹쳐 표차를 더 크게 벌렸다.

경남도 교육감 후보 2명 중 이름 가나다 순서가 앞서서 1번을 배정받은 고 후보는 "무조건 2번을 찍는 '묻지마 투표'의 영향이 그토록 심할 줄 몰랐다. 아무리 홍보해도 유권자들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초반 거리 유세 때는 "4년간 현직 교육감으로 일한 검증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으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선거법상 교육감 후보의 기호는 이름순이며 정당 공천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선거 사무실에 내걸었던 현수막도 당초 없었던 '교육감 후보는 정당 공천이 없습니다'는 글귀를 추가해 바꿔 달았다. 고 후보는 선거 중반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네 곳의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근소한 표차인 4만8176표(3.2%) 차로 낙선했다.

김복만(60) 울산시 교육감 후보 진영도 "기호 프리미엄 때문에 낙선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선거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상만(65) 당선자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각축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11.5% 차이로 낙선했다. 김 후보 역시 선거전 지역방송사가 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주제와 관계가 멀다는 핀잔을 감내하면서 "교육감 후보는 정당 공천이 없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홍보해야 한다"며 주장했다.

한편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시장.군수.구청장 13명을 뽑는 재.보궐 선거에서는 무소속 5명, 한나라당 4명, 대통합민주신당 3명, 국민중심당 1명이 당선됐다.

<지역별 당선자 인터뷰 22면>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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