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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법학적성시험 논술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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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009년 문을 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 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에 논술이 포함된다. 대학 4학년 수준의 글(인문학. 사회과학.자연과학 분야)을 읽고 논리적.창의적으로 사고하며 표현하는지 측정하려는 것이다. LEET는 논술 외에 언어 이해, 추리 논증 등 3개 영역으로 이뤄진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러한 내용의 LEET 예비시험 계획과 예시 문제를 20일 발표했다. 당초 교육부와 평가원의 LEET 시행계획에 논술은 포함되지 않았다. 시험 문제를 개발한 평가원 조용기 연구위원은 "대학교 4학년의 읽기.쓰기 수준에서 논술이 출제될 것"이라며 "본시험에서도 이런 평가 틀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내년 1월 26일 예비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예비시험 응시 자격자는 대학졸업자 또는 2009년 2월까지의 졸업예정자다. 응시 인원은 1000명(법학 전공자 500명 이하)으로 신청자 가운데 추첨으로 선정한다.

본시험은 8월에 치러진다. 대학들은 내년 10월 이후 LEET 성적, 학부 및 외국어 성적, 논술.면접.서류 심사 등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어떻게 출제되나=언어 이해와 추리 논증은 5지 선다형으로, 논술 영역은 지문과 함께 서술형 문제(2~4개)가 출제된다. 언어 이해는 인문, 사회, 과학.기술, 문학.예술 분야의 지문을 제시하고, 어휘.분석.추론.비판.창의력을 테스트한다. 이날 공개된 예시 문제에서는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들의 '미(美)개념 이해', 기업의 붕괴를 설명하는 '와해성 혁신 이론' 등의 지문을 제시하고,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추론하는지 평가하는 문제가 나왔다.

추리 논증은 논리학.수학,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기술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하며, 언어 추리, 수리 추리, 논리 게임 등의 평가 문제가 나온다. 언어 추리의 경우 지질학자가 남아프리카 다이아몬드의 자연 합성과정을 추리한 내용을 제시하고, 이와 같은 추리과정을 갖춘 답변을 찾는 문제가 나왔다. 논리 게임에서는 지갑 도난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5명의 진술을 토대로 진범이 누구인지 묻는 문제가 나왔다. 논리와 수학을 활용한 전형적인 논리게임이다. 이밖에 자리 배치, 주식 거래, 외지인과 섬 주민의 대화 등을 상황으로 제시한 논리게임 문제와 사형제도 존폐와 대리모 등 법적 논변이 요구되는 문제도 선보였다.

◆요동치는 사교육 시장=평가원이 지난해 공개한 LEET 예시 문제엔 논술이 없었다. 이번에 포함된 논술에서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이 제시문으로 나올 것이라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이번 예시 문항에서 조선 유학자 정도전의 '삼봉집 심기이편(心氣理篇)' '중용(中庸)', 데카르트의 저서 '방법서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등의 글이 나왔다. 글의 핵심을 이해하고, 상호 비교하거나 평가하는 문제였다. 답안 분량은 200~400자, 1300~1500자를 요구했다.

이처럼 LEET 시험에 논술이 포함됨에 따라 대입 학원들도 잇따라 로스쿨 입학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교육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로스쿨 학원을 설립한 업체 관계자는 "LEET 시장이 최소 1000억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시 문항은 조인스 닷컴(www.joins.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홍준 기자

로스쿨 적성시험 예시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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