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10분이면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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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회사원 이우진씨는 지난해 미국 여행을 갔다가 낭패를 봤다. 시카고에서 돈지갑과 짐을 몽땅 잃어버렸던 것이다. 낯선 곳에서 오가지 못하게 된 李씨는 한국의 가족에게 급하게 돈을 송금해달라고 연락했다.

그러나 李씨는 미국 은행에 계좌가 없어 돈을 받을 길이 없었다. 결국 李씨는 수소문 끝에 시카고에 사는 먼 친지를 찾아내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李씨와 같은 경우를 당해도 당황할 필요가 없게 됐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송금을 빠르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 경쟁을 벌이면서 은행 계좌가 없어도 빠르면 10분 안에 외국으로 돈을 보내고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빨라졌다=국민.기업은행은 세계 1백86개국으로 빠르면 10분 안에 송금할 수 있는 해외 특급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은행 계좌를 통하지 않고 미국의 자금거래 중개회사인 웨스턴유니언을 거쳐 바로 송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절차가 간단하고 속도가 빠르다. 수수료도 3백달러까지는 은행 이체보다 오히려 싸고 그 이상이 되면 은행 이체보다 비싸진다.

국민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이 서비스를 전국의 9백65개 전 개인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송금한도는 국민은행 5천달러, 기업은행 7천달러다. 우리은행도 미국의 자금거래 중개회사인 머니그램과 독점 계약을 하고 특급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중국은행(Bank of China)과 제휴해 당일 오후 3시 이전 중국으로 송금할 경우 24시간 내에 수취인의 중국은행 계좌에 입금되게 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외환은행은 정기적으로 송금해야 하는 유학생 가족 등을 위해 미리 수취인과 거래은행.계좌번호만 등록해 놓으면 아무 때나 전화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선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만큼 정기적으로 송금하는 서비스도 있다.

하나은행은 국내외로 송금할 경우 돈 받을 사람에게 송금이 이뤄졌다는 확인 e-메일까지 보내준다. 조흥은행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경기도 반월.경안.화도에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인터넷을 통해 환전.송금을 공동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팔고 있다. 공동구매를 통하면 환율을 30~40% 우대받으며 해외체재자는 송금수수료도 면제받는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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