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젖같은 슈퍼牛乳 곧 실용화-두산.유전공학硏 공동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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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엄마 젖만큼이나 영양성분이 뛰어난 「슈퍼 우유」가 멀지않아 등장한다.
두산농산(대표이사 崔鎭雄).두산기술원(원장 成宇慶).유전공학연구소(소장 邊光浩)생물자원연구그룹 이경광(李京廣)-유대열(柳大烈)박사팀은 최근 사람의 유즙(乳汁)중 일부 성분의 유전자를젖소의 수정란에 주입시켜,빠르면 내년께 극히 일 부지만 여성의유즙 유전자중 일부를 가진 새끼 소가 태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젖소의 수정란에 주입된 이같은 유즙 유전자가 기존의젖소 염색체와 제대로 결합한다면 이 젖소는 장차 성분이 모유와매우 유사한 슈퍼 우유를 분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는 영양학적으로 가장 우수한 천연식품중 하나지만 유아에게모유보다는 훨씬 못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조물주가 각 동물의 발육에 적합하도록 젖의 성분조성을 약간 달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즉 소한테는 소젖이,사람한테는 사람 젖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한 예로 유아에 필수적인 「락토페린」「라이소자임」같은 생리활성물질이 우유에는 거의 없다.
반대로 사람에 따라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는 「베타 락토글로불린」이란 성분이 우유에는 꽤 많이 들어있다.물론 모유에는 이런 성분이 없다.
李-柳박사팀은 이중에서 우선 병원균의 감염을 억제하고,장내에서 정균(靜菌)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락토페린의 유전자를 젖소의 수정란에 주입시켜,이 수정란을 암소의 자궁에 옮겨놓음으로써 슈퍼우유 생산을 위한 기초 작업을 진행중이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생쥐 암컷을 이용한 실험에서 사람의 유즙 유전자중 일부가 생쥐의 유전자와 결합,이 생쥐가 생쥐젖이 아닌 사람 젖과 유사한 유즙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생쥐를 먼저 실험에 이용한 것은 생쥐의 성장 속도가젖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기 때문이다.
생쥐는 수정후 약 3주만에 새끼를 낳으며,이 새끼는 다시 6주 정도만 자라면 성인 쥐가 된다.
李-柳박사팀은 수차례에 걸친 실험에서 생쥐의 젖에 거의 없는락토페린이 사람의 유즙 유전자중 일부를 가진 생쥐에서는 ㎖당 최고 0.3㎎가량 분비되는 결과를 얻었다.이는 모유에 존재하는락토페린 농도의 약 8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 다.연구팀은 현재 락토페린 외에도 살균작용을 하는 라이소자임의 유전자를 이용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젖소에 사람의 유전자를 집어넣음으로써 소가 유전공학적으로 완전 개량되는 효과가 있어 이 젖소로부터 난자를 받아 키울 경우 계속 모유성분의 우유를 얻을 수있다는 것이다.
유즙 유전자를 조절,젖의 성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지난 87년 영국의 한 연구팀이 염소의 유전자 일부를 생쥐에 옮기면서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이후 지난 91년 네덜란드의 한기업연구소가 사람의 락토페린 유전자를 젖소의 염 색체내에 삽입,유전공학적으로 개량된 소를 개발했다고 학계에 보고하면서 특히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李박사는 『기술적으로 볼때 젖소의 유즙 유전자가 사람의 것으로 대체될 확률이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라며 『하지만 유전공학적으로 모유를 생산하는 젖소를 만드는 것이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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