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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문제는 경제였다" NYT "보수주의 10년 만에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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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문제는 경제였다(It's the Economy)"고 진단했다. 이명박 당선자가 도덕성 시비와 금융 스캔들을 극복하고 뽑힌 것은 유권자들이 경제를 최우선 순위에 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신문은 "그는 서울시장 등의 업적을 통해 '일을 해낼 수 있는(get done)'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WSJ는 "이 당선자가 과거의 정부 주도 경제를 상징하는 거대 프로젝트에 매달리는 것은 자제돼야(tempered)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쓸데없는 낭비(boondoggle)"라며 "엄청난 돈과 환경 오염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눈에 띄는 거창한 프로젝트보다는 "고성장을 이루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금융 서비스 등의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연평균 4%대에 머물던 경제성장률을 7%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를 지키려면 고통스러운 개혁(painful reform)을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과 수출 주도의 경제를 금융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혁하는 데 따르는 진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통신은 "그가 내건 규제 철폐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약속이 한국 금융시장에 활기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한국의 유권자들은 하이테크 일본과 저임금 중국에 끼인 경제를 구할 선장을 뽑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당선자는 지도자의 최고 덕목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경제 대통령'을 공약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의 당선은 1948년 건국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정치를 장악했다가 최근 10년간 진보주의자들에게 권좌를 내준 보수주의의 복귀를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0년 내 세계 7위권 경제 도약과 세금 감면, 소득 증대 등 이 당선자가 내건 경제 공약이 한국 유권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AP는 "이번 대선은 5년 전 대선과 달리 북한 핵 문제나 미국 문제 등이 뒷전으로 물러나고 집값 폭등과 실업 증가, 빈부 격차 심화 등 경제 문제가 핵심이었다"며 "이 당선자가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그를 당선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은주.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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