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정책 일관성 없어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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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새 정부는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200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핀 키들랜드(사진)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앞으로 들어설 새 정부에 뼈 있는 충고를 했다.

 18일 서강대 경제학부(학장 남성일)가 개최한 ‘경제정책과 성장’ 주제 강연에서다. 키들랜드 교수는 경제정책의 신뢰성과 효과에 대한 연구기반을 마련한 공로로 에드워드 프레스콧과 함께 200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공동 저술한 ‘프레스콧-키들랜드 페이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학계를 지배해 온 케인스 이론의 한계를 극복한 논문으로 유명하다.

 다음은 강연 요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일관성을 잃으면 경제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정책 당국자로선 막상 실천하기 쉽지 않지만 이는 거시경제학 교과서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원칙이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경기 침체를 두려워하는 한국 관료들이 경제특구·종합투자계획 등 각종 건설경기 부양책을 쏟아냈다. 이는 결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부동산 가격을 잡고 나면 경기부양을 해야 하는 정책적 요구가 커지게 마련이다. 결국에는 부동산 가격도 잡지 못하고 경기부양도 하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에 빠지게 된다. 경제 주체가 예측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일관성 있게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투기꾼들도 앞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생각에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게 된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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