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있는생각>세계화와 전문인력 양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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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세계화의 개념이 국제화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논의에서 이제는 구체적인 세계화 계획 수립에착수한 느낌이다.우리를 둘러싼 급변하는 환경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우리 의 역할을 찾아 수행한다는 세계화는 차세대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비전이면서 동시에 이를 위해 지금부터 국민의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한다는 현실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세계화의 참된 의미중의 하나는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있도록 해주는 것일 것이다.
또 다시 대학입시철은 어김없이 찾아왔다.요즘 청소년들 사이에대학진학은 졸업 후 취업으로,취업은 다시 결혼으로 연결돼 수능시험을 잘 치르는 것이 결국은 결혼에까지 직결된다는 식의 사고가 팽배해 있다고 한다.적성에 맞든 맞지않든 대 학에 진학하지않고서는 마치 미래가 없다는 식의 고백이 청소년들 스스로 자조적으로 하는 표현이라기에는 너무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미래정보사회는 의식의 대전환을 요구하고있다.생활이 풍요로워짐에 따라 분출하는 개인의 다양한 욕구에 맞추어 우리의 통념으로는 상상하지 못할 다양한 서비스의 대두와함께 전문업종에 대한 개념 자체에도 엄청난 변 화가 올 것이기때문이다.따라서 현재의 인기학과라는것 역시 사회가 어떻게 다변화돼 갈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보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불과 얼마전만 하더라도 시간이많이 남는 나이든 분들께서나 운 영하던 복덕방이 이제는 부동산중개사라는 전문직으로 변했듯이 정보사회에 새로 등장할 전문직종은 무궁무진하다고도 할 수 있다.
대학은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사회 각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경쟁력의 가장 근본적인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다가오는 미래사회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요시되는 정보사회다.물론 전문가의 역할이 지금처럼 중요하겠지만 개인의 창의와다양성이 중요시되는 정보사회의 실질적인 주체는 기술혁신이 가져오는 엄청난 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일반이용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막대한 정보를 창의력을 갖고 잘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가 개인의 경쟁력,나아가서는 기업과 국가경쟁력의 척도가 된다고 할 수 있다.이러한 미래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데 아직도 점수에 의해 미래의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은 창의성.진취성,그리고 협동성이 중시되는 세계화를 부르짖는 오늘과 너무나 괴리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음주 월요일자 본란에는 이찬진(李燦振)한글과 컴퓨터 사장의 글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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