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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후보 4인방 미니홈피선 바람바람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17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온갖 '설움과 역경' 속에서도 대선레이스 완주를 눈앞에 둔 군소후보 4인방의 사이버 선거운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후보 등록자는 12명에서 심대평, 이수성 후보가 사퇴해 총 10명.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정동영, 이명박,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이회창 여섯 후보만 주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 위부터 정근모, 금민, 전관, 허경영 후보

군소후보로 분류되는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후보,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도 이번 대선의 당당한 주인공들이지만 공약을 알리기는 커녕 유권자를 만날 기회조차 잡기 어려운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 그러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서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완주를 위해 묵묵히 달리는 후보를 응원하기 위한 네티즌의 자발적인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은 “미니홈피에 들어와보니 후보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 좋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정근모(68ㆍ기호 7번)=정 후보는 미니홈피 대신 ‘초일류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라는 타이틀의 블로그를 꾸며놓았다. 정 후보 프로필의 ‘직업’란에는 여느 정치인과는 달리 응용물리학자ㆍ교수ㆍ기술행정가로 명시돼 있다. 학력은 ‘경기고 수료’‘미국 미드웨스트 대학교 명예 박사’까지 10줄, 경력은 ‘대한민국 원자력원 원장보좌역’에서부터 ‘명지대 총장’까지 무려 60줄에 이른다. 상훈은 ‘한국과학원설립 공로비’부터 ‘한국기독교학술상’까지 15개, 주요 논문 및 저서는 ‘미래를 개척하는 길’등 31 항목이다. 그의 블로그에 나와있는 프로필만 읽는 데도 꽤 시간이 걸린다. 정 후보의 공약을 정리해 놓은 카테고리도 경제ㆍ민생, 사회ㆍ복지, 교육ㆍ환경 등 20여 가지에 이른다. 하루 방문자 수는 17일 오후 3시 현재 4000여명이다. [정근모 후보 블로그]

◇금민(45ㆍ기호 10번)=금 후보의 미니홈피에는 더캣하우스의 ‘10년 동안’이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새로운 진보, 담대한 제안’이 대문에 장식돼 있고 금 후보의 지지자들이 올린 선거 활동 사진들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금 후보의 미니홈피를 찾는 하루 방문자 수는 17일 오후 3시 현재 800여명. 방명록에는 70여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금 후보는 최근 올린 글 가운데 ‘낙선을 알면서도 출마한 이유’에서 “당선도 안 될 텐데 왜 출마하느냐고 묻는데 그것은 정치를 권력 게임으로만 이해하는 사고가 깔려있기 때문”이라며 “당선이라는 결과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효과다. 진보정치 혁신이라는 효과, 한국사회의 위기해소라는 효과를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고 소회를 적었다. 방명록에는 일부 악성 댓글도 있지만 격려의 댓글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금민 후보 미니홈피]

◇전관(63ㆍ기호 9번)=좌측 상단에 올려진 ‘기호 9번 전 포스’라는 사진 파일명이 눈에 띈다. 육군 소장 출신답게 ‘전 포스’와 매치된다. 배경음악으로 깔아놓은 맥 스니퍼(Mc Sniper)의 ‘Better Than Yesterday’에서도 포스(force)가 느껴진다. 그러나 강한 인상의 외모와는 달리 사진첩에는 아기자기함이 엿보인다. 전 후보의 군 복무 시절 활약상과 신혼 때의 모습을 담은 사진, 가족 야유회 사진 등으로 빼곡하다. 딱딱한 공약집을 열거하는 대신 네티즌과 친화력을 쌓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17일 오후 3시 현재 하루 방문자 수는 1000여명. 모두 90여개의 방명록이 접수됐다. [전관 후보 미니홈피]

◇허경영(60ㆍ기호 8번)=미니홈피의 인기도로 본다면 허 후보는 ‘빅 3’ 지지도에 못지 않다. 17일 오후 3시 현재 방문자 수는 2만2000여명, 방명록은 2000여건이다. 47만여명이 다녀갔다. ‘60세 이상 건국수당 70만원’ ‘결혼수당 1억원, 출산수당 3000만원’ ‘국회의원 자격시험 도입’ 등 연일 기발한 공약을 내놓은 덕분이다. “내 IQ가 430이다” “아픈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는 파격적 언행도 한 몫 했다. 최근 일부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0.2~0.3%의 지지율이 나타나 ‘군소후보 중 최고’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허 후보의 미니홈피엔 허사모(허경영을 사모하는 모임)의 활약이 돋보인다. 최근 ‘허사모’의 한 회원이 올린 ‘그림을 배운 적이 없는 허 후보의 그림’도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와 혼담이 있었다”고 주장해 박 전 대표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허경영 후보 미니홈피]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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