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로드리게스
“2002년 이틀간 성장호르몬을 복용했다.” (앤디 페티트)
“여러 번 검사를 받았지만 한 번도 양성 반응 없었다.” (로저 클레멘스)
시인과 부정, 그리고 이어진 폭로.
미국 사회를 강타한 미국프로야구(MLB) 금지 약물 리포트 ‘미첼 보고서’의 후폭풍이 매섭다.
◆“A-로드는 왜 없나”=금지약물 복용 선수의 대명사 호세 칸세코(은퇴)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를 걸고 넘어졌다. 칸세코는 16일(한국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미첼 보고서는) 전혀 새로운 게 없고 보고서에 빠진 선수들이 수두룩하다”며 “미첼이 도대체 뭘 입증했는지를 모르겠다”며 비아냥댔다. 그는 특히 로드리게스가 빠진 것에 대해 “웃을 일(laughable)”이라며 로드리게스만큼은 보고서에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칸세코는 MLB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한 1988년부터 ‘약 먹고 뛰었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2005년 『약물에 취해(Juiced)』라는 책을 내 야구 스타들의 금지약물 복용 행태를 고발했었다. 미첼 보고서에서도 배리 본즈(102회)를 제치고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가 바로 칸세코(105회)였다.
호세 칸세코
◆시인과 부인=양키스의 투수 앤디 페티트는 16일(한국시간) A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2002년 팔꿈치를 다쳤을 때 이틀간 성장호르몬(HGH)을 사용했다”며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당시) 야구 규칙을 위반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아 그만뒀다”며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던진 로저 클레멘스는 여전히 약물 복용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2002년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에서 오사다하루의 시즌 최다홈런(55개) 타이기록을 세웠던 알렉스 카브레라도 “나는 확인되지 않은 약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한 약이 포함된 상자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9일 의회 청문회=하원의원인 톰 데이비스(공화당)와 헨리 왁스먼(민주당)은 19일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두 의원은 2005년 마크 맥과이어, 라파엘 팔메이로, 새미 소사를 증인으로 청문회를 열고 프로스포츠의 반도핑을 강화하는 법안을 만든 사람이다. 이들은 조지 미첼 조사위원장과 버드 셀리그 MLB 커미셔너, 도널드 피어 MLB 선수노조 위원장을 불러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 출신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선수와 구단주들이 보고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스테로이드 시대를 끝내길 희망한다”면서도 “이름이 공개된 선수들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원용석 LA지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