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정의 행복은 주부의 손끝서-가정선교교육원 세미나 성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소중한 당신께. 결혼이란 굴레가 참으로 소중함을 느끼며 이 편지를 씁니다. 늘 긍정적인 당신을 존경해요.특히 서재에서 책읽는 모습이 얼마나 멋있는지요.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은 천사인데,제가 천사대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왕짜증을 부려 미안해요. 때로는 당신의 장점도 단점이라 여겨 속상합니다. 건강에 신경좀 써야...
10대 소년도 탐낼만큼 예쁜 편지지에 깨알같이 대여석장씩 써내려간 아내의 편지들.일터로 날아든 아내(또는남편)의 사랑고백에 남편(또는 아내)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면서 모두들희희낙락이다. 하지만 각자 쓴 편지를 큰소리로 읽어내려가다말고 목메어 울먹이기도 하는 모습에 문득 진지해진다. 처음엔 사뭇 속들여다보여(?)쑥스런 느낌이지만 ...너무도 제멋대로인 저를 감싸고 이해해주시니...당신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할뿐입니다. 우리의 귀한 관계를 되돌아보니...하는 얘기가 점점 가슴에 와닿는 눈치다.
가정선교교육원(원장 梁恩順.서울목2동.(644)1494)이 8년째 실시하고 있는 「결혼과 가정생활 상담세미나」.각각 1백명 가량이 참석하는 초(12주).중(10주).고급반(10주)과정을 거친 주부와 직장인이 2천명을 넘어섰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뿐 아니라 마산.이리.전주.상주 등 전국 각지에서 왕복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을 마다않고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겠다며 몰려드는 바람에 대학입시 못지않은 4대1 정도의 경쟁률을 물리쳐야 이 「행복만들기 강좌」에 참가할 수 있는 행운(?)을 얻는다.
특히 초급반에서 네번이상 결석하면 중급반으로 올라가지 못하기때문에 매주 이 강좌가 열리는 날이면 오전 4시전부터 서둘러야하는 강원.경남지역 여성들도 개근할 만큼 열성이다.
『열심히 책읽으며 숙제하는 제 모습도 보기좋고,가족들을 대하는 태도가 완연히 달라진다며 모두들 좋아합니다.한결 긍정적이고이해심도 깊어졌대요.』 안영명(주부.31.서울화곡본동)씨는 이강좌가 열리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고 말한다 .
『복잡한 가족관계로 고민하는 친지를 안내하러 왔다가 나 자신도 문제가 있는걸 깨달았지요.남들을 이해하고 조언하는 방법도 익히게 돼 얼마나 보람있는지 모릅니다.』정경화(목사부인.47.
서울여의도동)씨도 사뭇 만족스러워한다.
참가자들중에는 40대 주부가 제일 많지만 결혼을 앞둔 20대미혼여성부터 70대 노인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또 어머니나 아버지와 딸,시부모와 며느리,시누이와 올케,사촌자매등도 함께 참여하다보니 입장과 나이가 각각 다른 사람들의 느낌이나 생각에 대한 이해도 한결 깊어진다는 얘기다.
『오늘 내가 살맛났던 것은 모두 당신 덕분이에요.』 서로 손잡고 따스한 눈길을 마주치며 이렇게 인사하는 것으로 그날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이들은 결혼과 가정의 본질.자녀교육.올바른 대화법등을 익히고 각자 「가정의 위기」「노인 들의 유언준비」「남성 외도의 원인과 대책」「효과적인 훈계법」등 논문을쓰는 것으로 고급과정까지 마친 뒤 자신이 속한 사회단체나 교회모임등에서 이런 강좌를 열어 그 보람과 고마움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20여년전 동네 주부들의 어려움에 귀기울이며 함께 책도읽고 조심스레 조언하다 미국에서 가정사역학을 전공(석사)한 梁원장이 본격적으로 교재를 개발하고 자신의 집터에 4층짜리 가정선교교육원 건물을 지으면서 정식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 은 지난86년. 그 감동이 소리없이 전해지면서 부산.마산.전주.대전등국내와 미국 산호세와 로스앤젤레스.홍콩.사이판등 해외에도 그 지부가 생겨가족의 소중함과 아름다운 나눔을 조용조용 일깨우고 있다. 〈金敬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