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불통소동-전동차 蓄電池 충전못해 4시간 올스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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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소한 부주의가 또 수도권 출근길을 완전 마비시키는 혼란과 불편을 초래했다.
5일 새벽 경기도성남시 오리~분당을 잇는 분당선 전철이 전동차들의 축전지 방전으로 운행이 전면 중단돼 지하철로 출근하는 분당지역 2만여 시민의 발이 묶였다.
지하철중단 사실을 모른채 지하철역을 찾았던 시민들은 때마침 몰아닥친 강추위 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대용차편을 찾느라 아우성이었고 버스편마저 부족해 무더기 지각사태가 빚어졌다.
◇운행중단=5일 오전5시20분쯤 분당선 오리 전동차 기지에서운행 대기중이던 전동차 11대의 축전지가 모두 방전돼 오전9시2분까지 분당선 상.하행선이 전면 불통됐다.
사고는 수서~오리간 하행선 지하 구조물 방수작업을 위해 전기공급을 중단했다가 재공급하는 순간 전차선과 전동차를 연결해주는주회로 차단기가 내려졌으나 분당전동차사무소 직원들이 주회로 차단기를 이어주지 않는 바람에 축전지가 밤새 모두 방전돼 일어났다. 철도청은 사고가 나자 구로전동차 기지의 예비축전지를 동원,오전9시 축전지를 정상가동시킨뒤 지하철 운행을 정상화했다.
이 사고로 8~10분 간격으로 운행하던 상.하행선 40개 열차가 멈춰 분당지역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
◇출근전쟁=오리~수서간 10개 지하철역에는 오전6시30분부터출근길 승객.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으나 역무원들로부터『지하철이 운행되지 않는다』는 안내방송을 들은뒤 버스나 택시를 잡기 위해 온통 수라장이었다.
게다가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데다 4일 내린 눈이 아직 녹지않아 버스등이 거북이 운행으로 연착해 출근전쟁은 극에 달했다.
성남.분당~서울방면은 총 95개 노선 1천30대의 버스가 평상시 5분간격으로 배차.운행되고 있으나 이날 아침에는 눈 때문에 평균 15분간격으로 지연운행돼 혼잡을 더했다.승객들은 각 버스정류장에서 초만원을 이룬 버스를 타지 못해 3 ~4대씩을 놓치는 사례가 허다했다.
성남시야탑동에서 지하철로 서울교대역까지 출근하는 홍택선(洪宅善.51.회사원.경기도성남시분당구이매동)씨는『버스가 모두 만원이어서 타지못한채 30분이상 길가에서 떨었다』며『전동차가 방전돼 운행할 수 없다니 도대체 어떻게 관리를 해온건 지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다음번엔 무슨 사고가 날지 매일매일 불안하기만 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성남시청.주요 상가등이 밀집한 성남시중원구성남동 모란역주변과 수정구태평동 태평역주변은 타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하려는 승객 1천여명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한편 철도청은 교통방송등에 오전7시쯤 재개통된다고 발표,이를믿고 다시 전철역으로 찾아왔던 시민들은 오전9시까지 열차가 개통되지 않자 역무원들에게 항의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성남시는 오전7시쯤 분당선구간에 11대의 버스를 투입했으나 몰려든 시민을 소화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芮榮俊.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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