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40년 후 달에 집 짓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국이 유인 달 탐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당 정치국, 당 군사위, 국무원 등 중국의 최고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1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창어(嫦娥)-1호의 첫 달 탐사 성공 경축대회'를 통해서다. 지금까지 중국 우주당국은 '중국인의 첫 달 착륙'을 '무인 우주선의 달 착륙 이후 적절한 시점'으로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단계나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해 왔다.

중국 우주계획을 총괄하고 있는 국무원 산하 국가항천국(航天局:항공우주국)의 뤄거(羅格) 부국장은 대회가 끝난 뒤 내외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국가항천국이 발표한 '싼부쩌우(三步走:세걸음 계획)', 즉 무인 우주선의 라오(繞:달궤도 선회탐사)-뤄(落:달 착륙)-후이(回-달 착륙 후 지구 귀환)의 3단계 계획은 유인 우주선을 달과 우주로 보내기 위한 '큰 싼부쩌우'의 1단계인 '탄(探)' 단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뤄 부국장은 이어 "유인 우주선을 보내기 위한 단계는 탄 단계가 끝난 뒤에 덩(登:우주인의 달 착륙), 주(住:달기지 건설 후 우주인 기거)의 2단계로 나눠 진행되며, 3단계인 '주'는 1단계 '탄'이 완성된 뒤 대략 30년 뒤에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망했다. '탄' 단계가 대략 2020년 정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이 달에 우주 기지를 건설하고 중국 우주인을 상주시키는 시기는 앞으로 대략 40여 년 이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날 경축 대회에 참석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 중앙 군사위 주석 겸 당 총서기는 이번 달 탐사의 성공을 단순한 국력 과시 이상으로 평가했다. 후 주석은 이날 경축사를 통해 "창어-1호의 달 선회 탐사 성공으로 우리는 ▶국가 경제력 ▶과학기술 실력 ▶민족 응집력 등 3대 실력을 전 세계 동포들에게 보일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번 탐사 성공을 통해 ▶애국심이 높아졌고 ▶샤오캉(小康:전 국민이 고루 잘사는 사회) 사회를 앞당기려는 의지가 강해졌으며 ▶현대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