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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깨진’ 내 펀드 … 세금까지 내라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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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회사원 박성익(39)씨는 올 2월 3000만원을 투자한 일본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환매를 결심하고 최근 증권사를 찾았다. 하지만 당장 환매할 경우 세금(소득세+주민세)을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환매를 포기했다.

박씨가 투자한 펀드는 6%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환매를 하면 원-엔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이 생기기 때문에 환차익 부분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게 증권사의 설명이었다. 박씨는 “해외 펀드는 비과세된다고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따졌지만 소용없었다.

올 6월 1일부터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해외 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주어졌다. 하지만 박씨처럼 펀드에선 손실이 생겨도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주식의 매매를 통한 수익에만 세금이 부과되지 않을 뿐, 환차익이나 배당소득에 대해선 정상적인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해외 펀드, 무조건 비과세 아니다=주식을 사고팔아 생긴 수익 이외엔 모두 과세 대상이다. 대표적인 수익이 환차익이다. 그러나 해외 펀드의 80%가 선물환을 이용해 환율의 등락에 따른 위험을 없앴기 때문에 환차익이나 환차손이 발생할 펀드는 많지 않다. 환차익이 없어 낼 세금도 없다.

그러나 일본펀드는 사정이 좀 다르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원-엔 환율의 상승에 따라 환차익이 생길 것으로 보고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일본펀드가 많다”며 “실제로 최근 원-엔 환율이 상승하면서 주식에선 손실이 발생해도 환율 부분에선 이득을 본 일본펀드가 꽤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주식투자 손익과 환차손을 모두 감안한 A일본펀드의 6월 1일 이후 5일까지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7.8%라고 하자. 6월 1일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78만원을 까먹은 것이다. 만약 투자자가 이 펀드를 환매한다면 환차익에 해당하는 91만원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해 실제 손실액은 92만원으로 불어난다.

해외펀드가 다른 펀드를 편입해 그 펀드에서 수익이 발생했다면 마찬가지로 세금을 내야 한다. ‘슈로더 브릭스펀드’의 경우 펀드의 일종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에 ETF 투자수익 부분에 대해선 세금을 낸다. 그러나 이 펀드는 6월 이후 과세 대상인 ETF를 팔기 시작해 지금은 편입된 펀드가 없다.

이 밖에도 펀드가 파생상품·채권·콜에 투자해 얻은 수익과 주식의 배당수익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펀드가 이들 자산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지 않아 수익과 그에 따른 세금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형 펀드는 세금우대 신청 필요없다=1인당 2000만원의 투자까지는 세금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상품을 사면서 세금우대 신청만 하면 2000만원까지는 과표기준가격에 15.4%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9.5%의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투자자가 굳이 세금우대가 필요치 않은 주식형 펀드에 대해서도 세금우대 신청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원은 “국내든 해외든 주식형 펀드는 주식 매매에서 대부분의 수익이 생긴다”며 “그러나 주식매매 차익은 원래 비과세이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에 대해 세금우대 신청을 해봐야 별 이득이 없다”고 조언했다.

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펀드 환매 시기에도 신경쓸 필요가 있다. 예컨대 B씨는 자신의 금융소득이 3900만원일 것으로 추정하고, 손실을 본 일본펀드를 종합과세가 확정되는 연말 전에 환매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일본펀드에서 발생한 환차익이 100만원이 넘는다면 A씨의 금융소득은 4000만을 초과한다. 환매 시기를 잘못 택해 내야 할 세금이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이 경우 B씨는 일본펀드의 환매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게 좋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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