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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경수로 전문가회의-경수로 國籍싸고 舌戰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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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6면

대북(對北)경수로 지원을 위한 北-美간 전문가회의가 30일 베이징(北京)에서 시작됐다.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는 내년 4월 이전에 체결하게 될 경수로공급계약서의 형식과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가 경수로에 관한 북한입장 타진 기회로 보고있다. 그러나 北-美는 지난달 21일 제네바 합의이후 첫번째 만남인 만큼 구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내기보다 탐색전을 펼 것으로보인다. 북한측 협상 대표인 김정우(金政宇)대외경제위 부위원장은 지난 9월중순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 베를린 전문가회의에서 한국형 경수로에 심한 거부감을 표시,회담 자체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간 장본인.
金은 경수로 노형(爐型)선정과 관련,안전하고 수출실적이 있으며 성능이 검증된 경수로를 선택할 권리가 구매당사자인 북한에 있다며 한국형을 고집한 미국측과 입씨름을 벌였었다.
이번 경수로 전문가회의 역시 가장 핵심적 쟁점은 노형 선정문제가 될 전망이다.
北-美기본합의서와 비공개부속문서는 북한에 제공하는 경수로가 「1천㎿급 원자로 2기」라고 표현,한국형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이를 분명하게 못박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계약체결시한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경수로형에 대한 태도를 모호하게 남겨두는 것이 추후협상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북한으로서는 이번 회의에서도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국제공개입찰등의 방법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나설 가능 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18일 워싱턴 韓.美.日 3者협의 합의를바탕으로 한국표준형과 한국의 중심역할을 강조하며 북한에 노형선택권,특히 공개입찰권을 줄 수는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경수로 제공이 순조롭게 이뤄지려면 기본합의서에도 명문화됐듯이 남북관계가 실질적으로 진전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남북대화가 재개되고 남북간 긴장상태가 완화돼야 한국이 경수로건설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측에 충분히 설명한다는 것이다.이같은 전망과는 달리 북한이 핵합의 이후 보여준 핵동결.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수용등 비교■ 성실 한 실천태도에비춰볼 때 의외로 부드러운 자세를 보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한국형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데다 美공화당의 역공이 어렵게 얻은 자신들의 외교성과를 허물어뜨릴지모른다는 위기감도 느끼고 있어 무조건 목소리만 높이지는 못할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韓.美.日 3자는 이번 北-美전문가회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중순 보다 구체적인 협의를 벌인다.
〈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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