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卒근로자 52%가 下向취업-노동연구원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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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고학력자의 하향취업현상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우리나라 전체취업자 가운데 35%가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일자리를 갖고 있으며,특히 대졸자는 절반이상이 하향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취업당사자의 불만은 물론 과잉교육에 따른 사회적인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노동연구원(KDI)어수봉(漁秀鳳)박사가 26일 한국노동경제학회에서 발표한「우리나라의 일궁합실태와 노동이동」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나온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대도시 2천5백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취업자 3천3백83명중 51.4%는 자신의일과 학력이 맞는다고 응답했으나 35.4%는 현재 하는 일보다높은 학력을 갖고 있는 하향취업자로 나타났다.
일과 학력사이의 적합도를 학력별로 보면 고졸취업자의 58.5%가 학력에 걸맞은 직업을 갖고 있다고 응답,가장 적합도가 높았으며 다음으로 대졸(47.7%),국졸이하(46.1%),전문대졸(45.7%),중졸(38.4%)의 順이었다.
그러나 자기학력보다 낮은 일자리에 취업한 하향취업비율은 고학력자 일수록 높아지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중졸의 경우 하향취업비율은 29.3%에 불과했지만 고졸(31%),전문대졸(47.5%)등으로 높아져 대졸이상에서는 전체 취업자 의 절반이 넘는 51.9%가 자기학력보다 낮은 일자리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종별로는 전문.기술직과 사무직에서는 학력과 일이 잘맞는 비율이 높은 반면 판매.서비스.생산직에서는 과잉학력자가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전문.기술직의 경우 요구되는 학력수준이 대개 전문대졸이상인 반면 판매.서비스직과 생산직 은 대개고졸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고학력자가 판매.서비스직이나 생산직으로 하향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李夏慶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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