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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이야기방>유치원딸과 함께읽은"나야,뭉치 도깨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온가족이 모여앉아 책을 읽는 시간마다 우리는 유치원 다니는 딸 지선이가 떠듬떠듬 읽는 글을 너무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들어줘야 한다.남편과 나는 그래도 대견한 마음에 답답한걸 꾹 참는다.그렇지만 성질 급한 국민학교 3학년짜리 아들 용선이는 자꾸 중얼중얼 하면서 한발 앞질러 읽곤 한다.엊그제도 지선이는며칠전부터 끼고다니는 『나야,뭉치 도깨비야』(웅진출판)를 펼쳐놓고 「보람이가 마음대로 옷을 입어본 이야기」부분을 오빠의 도움을 받으며 재미있게 읽었다.
용선(서울 청운국3)=나도 보람이(『나야,뭉치 도깨비야』주인공)랑 생각이 같아요.뭐니뭐니 해도 편안한 옷이 좋거든요.
지선(배화유치원)=난 드레스같은 빨간 치마가 좋은데,엄마는 유치원에 갈때 못입고 가게 해서 너무 속상해.
엄마(鄭枝蓮.33.주부)=유치원에 갈때는 아주 편한 옷을 입어야한단다.지난번에도 치렁치렁한 치마를 입고 미끄럼 타다 걸려서 흉하게 찢어놨잖니.그나마 몸은 안다쳤으니 다행이지만….
지선=그래도 난 그 긴 치마가 제일 예쁜걸.우리 엄만 맨날맨날 바지만 입혀주는게 보람이 엄마랑 똑같애.
아빠(李在煥.37.회사원)=너희들처럼 마음껏 뛰놀아야 할 나이에는 편안한 옷이 최고란다.하지만 조금 더 크면 경우에 따라반듯하게 옷을 갖춰입을 줄도 알아야 하지.
용선=엄마는 지선이 옷을 많이 사주면서 또 직접 만들어주기도하잖아요.지선이는 옷이 너무 많아서 이상하게 입으려 드는지도 몰라요. 지선=아냐,난 보람이처럼 여름엔 빨간 장갑을 끼고 공주님처럼 긴 드레스도 입고싶어.언제든지 내 마음대로 입는게 좋아. 아빠=예전엔 옷이 충분치 않아서 형제간에 서로 물려입곤 했단다.기분에 따라 이것저것 골라입는다는 생각은 해본적도 없지.아무튼 옷이란 때와 장소에 맞게 입어야 해.
엄마=정말 그래요.얘들아,무턱대고 편하거나 예쁜옷만 입으려들면 안돼.특히 지선이는 제철에 맞는 옷을 골라 입어야겠다.신발도 그렇고.
정지연(鄭枝蓮.주부.33.서울 누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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