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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79% PK 75% "꼭 투표" 영남 표심 뜨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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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역대 대선에선 투표율 자체가 변수로 꼽혔다.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20, 30대 젊은층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50대 이상 장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또 노 후보는 호남에서, 이 후보는 영남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세대별.지역별 투표율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각 후보 측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지층 투표율이 높으면 그만큼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여드레 앞으로 다가온 2007년 대선에선 과거와 다른 양상이 나타날 조짐이다.

우선 과거 두 차례의 대선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호남 지역은 낮아지고, 영남 지역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2년 대선에서 호남은 76.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투표율(70.8%)은 물론 영남(71.5%) 보다 5%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전국 투표율이 80.7%였던 1997년 대선에서도 광주는 89.9%로 단연 높았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호남 지역이 67.7%로 가장 낮았다. 반면 대구.경북이 79%로 가장 높았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범여권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호남에서 기권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정권교체 열망이 강한 영남에선 적극 투표하자는 기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호남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대별 성향의 변화가 투표율에 반영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2002년 대선에서 20대 투표율은 56.5%에 그쳤으나 50대는 83.7%를 기록했다. 역대 대선에서도 수치만 놓고 보면 노년층 투표율이 젊은층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2002년 노무현 후보는 '노사모'로 대표되는 인터넷 지지 열기를 타고 유권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20, 30대에서 이회창 후보보다 두 배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이회창 후보는 장년층에서 선전했으나 이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본지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서도 50대 이상 연령층의 투표율은 20, 30대에 비해 20%포인트가량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지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젊은층이 범여권 후보를 지지했던 2002년과는 다른 양상인 데다 오히려 '오프라인' 세대인 장년층의 응집력이 강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역대 대선 투표율은 87년 13대 대선(89.2%)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경향이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많다.

지난달 28일 마감된 부재자투표 신청자 수는 2002년에 비해 유권자 수가 267만 명가량 늘었는데도 5만6721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과거 대선과 달리 이명박 후보의 독주가 계속된 것도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보수층을 중심으로 노무현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투표 참여층이 늘어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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