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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OEM이냐,자기상표냐-成.敗분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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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아무리 유망수출업체라도 고유상표로 수출하느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수출하느냐에 따라 회사운명이 1백80도 달라질수 있음을 카멘전자와 마이크로코리아는 극명하게 보여준다.이들은둘 다 서울신탁은행 거래업체라는 점은 같다.그 러나 90년대 들어 승승장구하며 급성장을 거듭해 온 카스테레오 OEM업체 카멘전자가 최근 부도를 낸 반면 고유상표 필기구수출업체 마이크로는 매년 크게 늘어나는 주문량을 소화 못할 정도로 탄탄한 것이외견상의 큰 차이다.
또 고유상표와 OEM이라는 근본적인 수출방식의 차이와 함께 마이크로는 최종제품을,카멘전자는 부분품을 생산.수출한다는 점도다르다. 두 회사의 경영전략차이를 부문별로 분석,대비해 본다.
◇생산전략=카멘전자는 대부분 원.부자재를 외부에서 조달받아 조립생산해 왔으며 핵심부품은 그동안 일부지만 일본 등에서 수입해 썼다.범용 카스테레오제품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 없어 주로 「인건비 따먹기식」의 저가수출전략에 의존했다.카멘 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출자회사인 오토멘전자와 카르티카부품공장을 운영하기도했으며 93년에는 유럽진출의 장애를 없애기 위해 3백만달러를 단독투자해 아일랜드에 공장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의 생산전략은 이와 달랐다.이 회사도 노사분규가 격심하고 인건비가 급속도로 오르던 80년대말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검토한 바 있었다.검토결과는 『아니다』였다.단순히 인건비절감을 위해 해외에 기지를 옮기는것은 스스로 전의(戰意)를포기하는 것으로 봤고 지금도 그 때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다.
국내에서 인건비 상승폭 이상의 생산성향상이 가능하다는 결론이었다. 조순길(曺順吉)마이크로코리아사장은 『실제제품의 원산지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은 차별화될 수 밖에 없다』며 인건비만을 겨냥한 해외진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각국의 수입규제등을 피하기 위한 해외진출은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술측면=카멘전자는 초기 여러 해 동안 범용 카스테레오만 만들다 93년부터 신제품개발에 매출의 10%가 넘는 60억원의기술개발비를 투자했다.일본이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라디오와 무선통신기술을 접목한 기술을 카멘도 개발,상품화 하는 단계에 있었다. 올들어 카스테레오 일변도에서 탈피해 선박용 자동항법장치인 GPS와 태아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태아용 심전도계를 개발해 제품을 다각화하는 노력을 진행중이기는 했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는 우선 기술로 상당히 앞서 있다.필기구 기술의 핵심은 잉크가 흘러나오는 볼과 이를 둘러싼 「볼팁」제조기술.마이크로는 볼은 세라믹을,볼팁은 스테인리스를 사용하고 있다.세라믹은 텅스텐보다 강하며 세라믹을 볼로 사용 하는 업체는마이크로와 일본의 오도사뿐일 정도다.생산능력은 월 1천만개 이상인 마이크로가 앞서고 있다.필기구 디자인 종류도 현재 1천3백여가지로 세계 어느 문구업체보다 앞서 있다.
◇영업.홍보전략=카멘은 OEM업체의 일반적인 특성상 제품구매바이어들에 대한 개별영업과 홍보에 의존했다.주관심은 어디서.얼마나 주문을 확보할 것이냐,단가가 어떻게 될 것이냐였다.
그러나 마이크로는 국내홍보는 하지 않더라도 해외에서는 꾸준히광고를 해 왔다.미국의 대표적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이마트의 상품카탈로그에 광고를 실었고 수출개시 이후 매년 세계에서 열리는20여차례의 국제문구전시회에 반드시 출품해 바 이어들에게 널리제품을 소개했다.필리핀에서는 TV광고도 하고 있고 내년에는 10개국으로 TV광고를 늘릴 예정이다.이같은 시장개척노력에 힘입어 수출국은 1백7개국으로 늘었다.
◇바이어 관리=카멘전자는 종전 카스테레오업체들이 국내외 대형자동차회사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대형주문 여부에 따라 회사경영이크게 흔들리는 것을 보고 유럽과 미주지역의 소규모 바이어를 1백50명 확보해 왔다.
몇 년전 카스테레오업체가 대거 부도났을 때 그나마 견뎌 낸 것은 소액바이어를 많이 확보해 왔기 때문이라는 자체 분석.하지만 회사가 흔들릴 때는 철새처럼 흩어지는 게 약점이었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는 세계 80개국에 독점 총판매점을 두는 안정된 방식을 취하고 있다.인근 군소국가는 이 총판점이 맡게 해 세계 1백7개국과 수출관계를 맺고 있다.수출국가수에 비해 관리하는 거래업체수가 적으므로 거래업체들이 현지에 서 마이크로를 알리는 각종 광고나 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洪源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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