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회복까지 10년 이상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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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기름 유출 피해를 본 태안 지역이 원상태로 회복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완전 복구에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름막이 9일 오후 늦게부터 근소만과 가로림만의 개펄로 유입되기 시작한 탓에 피해 복구 기간이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기름 유출로 인한 피해는 사고 해역 생태계 기반과 구조에 따라서는 수십 년에 걸쳐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에 유출된 원유는 휘발성이 거의 없고 점성도가 매우 높아 해안 바닥에 달라붙거나 개펄이나 모래 속에 묻혀 오래도록 없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5년 여수 '시프린스호'(14만5000t급 유조선) 침몰 사고의 영향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닷속 곳곳의 토양에 남아 자연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당시에는 원유와 벙커C유 5035t이 유출됐다. 이번 유출 사고의 절반 수준이었다.

해양부에 따르면 바다로 유출된 기름의 80%가 해안가로 밀려들어 갔으며 나머지 기름은 사고 선박으로부터 반경 3마일(5.4㎞) 주위에 흩어져 있다.

현재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어장은 태안군 소원면.원북면.이원면.근흥면 등 4개 면 2100ha에 집중돼 있다. 굴.바지락.김.전복.미역.다시마 양식장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이 지역 어민들은 앞으로 몇 년간은 어업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부는 복구 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 해수욕장을 단기간 내에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오염된 모래를 모두 걷어내 다른 곳에 매립하고 사고 지역은 새 모래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혜민.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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