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나라 "사기꾼 말에 올인 … 나라 망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박세환 한나라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김경준씨가 장모와 필담을 나눴다고 제시한 메모의 사본을 보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 BBK 사건 수사 발표를 둘러싼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은 "BBK 특검법을 하루빨리 상정하고 법무부 장관을 불러 현안 보고를 받는 등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정치공세"라며 "김경준씨 귀국 과정에 신당의 정치공작이 있었다"고 역공했다.

신당 이상민 의원은 "김경준씨의 진술이 회유와 협박으로 인해 불법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선병렬 의원은 "국회가 역사적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라도 법무부 장관을 불러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국민 절반이 수사 결과를 믿지 않고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이 김경준씨를 면회해 여러 거래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누가 김씨의 귀국을 주선했겠느냐. 신당이 사기꾼의 말에 '올인'하면서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 밖에서도 여야 간 공방은 뜨거웠다. 각종 음모설과 저급한 언어를 동원한 네거티브 공방 조짐도 보였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직접 김씨와 거래했는지, 기획 입국을 사주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 인신공격성 비난도 나왔다.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은 정 후보를 겨냥해 "노무현 정부의 황태자이면서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다는 것을 보면 아버지 같은 참여정부를 팔아먹은 후레자식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신당 김현미 대변인은 김학송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상스럽고 무뢰하기가 이명박 후보를 그대로 닮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무혐의 처리한 검찰 수사의 의문점을 거듭 제기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삼성그룹의 (검찰 간부) 떡값 제공 의혹으로 검찰이 많이 흔들리는데, 떡값 로비를 덮을 후보가 당선돼야 편안할 수 있다고 해서 검찰 수사 방향이 그쪽으로 갔을 것이라는 게 거의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검찰이 BBK 실소유주, 도곡동 땅 소유자 등 관련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 (사실을) 주머니에 넣어놓고 있다"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 뒤 검찰이 주머니 속 내용을 슬쩍슬쩍 내보이려 하면 대통령과 검찰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욱.이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