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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짐 헌터 감독 "세인트 오브 뉴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이 영화는 미국영화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미국영화다.흔히 보아온 할리우드풍의 영화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대 치부로 간주되는 뉴욕의 「집없는 사람들」을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부터 흔한 폭력장면,남녀 애정장면이 없다는 점,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점까지 모든 것이 할리우드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신예 팀 헌터감독이 미국 독립 제작영화의 개성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이런 차이점 때문에 관중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준다.
길거리나 정부가 마련한 부랑아수용소에서 자야하고 낮에는 교통정체로 서있는 자동차의 앞유리를 강제로 닦아주고 팁을 강요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다.월남전 참전경력의 제리는 동업자의 도박벽때문에 가정과 사업을 모두 잃 고 길거리를집삼아 지낸다.
부랑자 야간수용소에서 만난 둘은 이내 친해져 제리는 위험한 수용소내에서 약한 매튜를 보호해 주고 낮에는 거리에서 함께 유리닦이에 나선다.
수용소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범죄자들을 피해 공터의 폐차에서잠을 자지만 주민들의 신고로 차가 실려간다.둘은 거리의 인물중직장도 얻고 부랑아 백인여성과 결혼해 떠나는 흑인청년의 숙소를물려받게 된다.하지만 숙소로 가던중 혹한속 동사를 우려한 경찰이 연행하려다 실랑이가 벌어져 매튜는 제리와 떨어져 혼자 수용소로 실려가게 된다.수용소에서 다시 만난 범죄자들은 매튜를 끝내 살해한다.이 영화속에서 두 주인공은 당당한 내 직업,내 집에 대한 꿈을 말하지만 이 영화 는 그런 희망을 주제로 하지 않는다.오히려 그런 꿈은 지금같은 현실속에서 결코 이뤄질 수 없다는 강한 사회비판성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 사회제도속에서 연약한 인간들이 영혼의 꿈을 뺏기며 사는 현실과 인간들 사이의 진실된 관계속에 돕고 살아가는 삶을 담담히 대비시키고 있다.인생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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