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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프로축구 MVP 고정운 -신상명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고정운(高正云.28.일화)은 「여름의 사나이」다.
섭씨 40도가 오르내리는 폭염속에서 모두가 기진맥진할 때도 그만은 그라운드가 좁다는듯 휘젓고 다닌다.
카타르에서 그랬고,댈러스에서도 그랬다.
미국월드컵때 보여준 강인한 플레이는 국민들 가슴속에 「고정운」 이름 석자를 강하게 새겨줬다.
올시즌 고정운은 대표팀으로 차출당해 21게임밖에 뛰지 못했으면서도 4골 10어시스트를 기록,당당히 어시스트왕에 오르면서 18일 축구기자단이 뽑은 최우수선수(MVP)의 영광도 차지했다. 高는 89년 신인왕에 이어 이번에 MVP까지 수상,명실공히한국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정상에 오른 것이다.
고정운을 바라보는 팬들은 대부분 70년대 스타 차범근(車範根. 현대감독)을 떠올린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엄청나게 굵은 허벅지,1백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무서운 돌파력등이 모두 닮았다.
더구나 축구의 본고장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붐」선풍을 일으켰던 車감독을 따라 고정운도 현재 분데스리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高는 다음달 3일 부부동반으로 유럽여행을 떠난다.일화의시즌 2연패를 기념해 구단에서 파격적인 배려를 해준 것이다.
그러나 고정운이 유럽을 택한 것은 단순한 여행 때문이 아니다.기간중 레버쿠젠팀에서 테스트를 받고 합격판정이 나면 그대로 분데스리가에 진출하기 위함이다.
차범근이 직접 골을 결정하는 「골잡이」라면 고정운은 득점 뿐아니라 어시스트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팀 기여도 면에서는 현역시절 車감독을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건국대를 졸업한 89년 당당히 드래프트 1순위로 일화에 입단한 高는 프로입문 첫해 4골 8어시스트(2위)로 신인왕을 움켜쥔다. 90년 부상으로 자주 결장하는 바람에 4골 3어시스트에그치지만 91년 13골 7어시스트로 단연 최고의 팀 공헌도를 기록했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그에게 사람들은 한결같이 「코뿔소」니 「들소」니 「적토마」니 하는 별명을 붙여줬다.
〈孫長煥기자〉 그러나 그는 우직하게 앞으로만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다.『골 욕심이 날 때도 있지만 제 패스를 받은 동료가 골을 넣었을 때는 제가 골을 넣은 것과 똑같이 기쁩니다.
』 호남의 곡창인 전남 완주군 삼례에서 태어난 高는 어렸을 때부터 힘이 장사였다.축구.육상.씨름등 못하는 운동이 없었다.
삼례 중앙국 5년때 본격적으로 볼을 차기 시작한 高는 전주 해성중과 이리고에서 줄곧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건국대에서 스타로서의 자질을 키운 高는 팀과 국가대표에서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선수로 굳혀져 있다.
프로에 진출한지 벌써 만5년.
『이젠 축구 본바닥인 독일에서 실력을 겨뤄보고 싶습니다.』 高의 당찬 결의다.
▲생년월일=66년 6월27일▲출생지=전남완주군삼례읍▲체격=1m77㎝.76㎏▲1백m주파기록=11초5▲학력=삼례중앙국→정읍호남중→이리동중→전주해성중→이리고→건국대→일화(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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