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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사건 있었지만 진행 순조 특정 주제 없는 독특한 전시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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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전시회들의 전시회’입니다.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세계 각국의 소규모 전시만 모을 것입니다. 아주 커다란 우산을 제공하는 셈이죠.”

 제7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은 오쿠이 엔위저(44·사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 학장은 6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정한 주제를 제시하지 않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전시 기획의 방향을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35)와 함께 공동감독에 임명됐으나 신씨가 학력 위조 사건으로 해임되면서 단독 총감독이 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보조기획자로 선정된 인도의 전시기획자 랜지트 호스코테(38·‘The Hindu’지 부편집장), 한국의 독립큐레이터 김현진(32)씨도 함께 나왔다. 제7회 광주비엔날레는 2008년 9월 5일~11월 19일 비엔날레 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5.8 기념재단 등 광주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정아 감독의 해임사태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어떤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놀랍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흥미롭게 지켜볼 뿐 쇼킹한 일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총감독을, 그것도 단독으로 맡게 됐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나는 중요한 국제 행사를 진행해온 경험이 많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제2회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1998), 독일에서 제11회 카셀 도큐멘타(2002)의 총감독을 역임했다. 역사성을 가진 장소에서 전시를 기획해 본 경험을 살릴 것이다. 또한 광주비엔날레 재단에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많이 있어서 진행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비엔날레에는 주제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대부분의 비엔날레는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주제라는 틀은 현대미술을 진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제가 특이할수록 의미는 없는 전시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주제지향적 전시 모델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전시 제목을 ‘연례 보고’로 정한 것은 어떤 의미인가.

 “2007~2008년의 일년간 세계 각국에서 열린 전시 중 의미있는 것들을 모아서 광주에서 다시 전시한다는 점에서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 전시회를 모은 전시회라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전시는 ‘길위에서’‘제안’‘끼워넣기’의 세 부분으로 나뉘는 데 첫부분이 바로 기존 전시회를 모은 것이다. ‘제안’은 8명 정도의 큐레이터를 선정해 이들에게 기획을 맡길 것이고 ‘끼워넣기’는 나를 비롯한 전시기획팀이 30~40명의 작가를 선정해 초청할 예정이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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