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세대 대비한 國政목표전환-김대통령 시드니선언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17일 亞太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 참석후 「세계화의 장기구상」이란 새로운 국정운영의 기조를 내놓았다.
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호주 시드니 리전트호텔에서 조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각국을 순방하고 APEC정상회담에 참석하면서 세계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하고 『세계화를 위한 장기구상을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구체화하는 작업을 곧 착수 할 것』이라고밝혔다. 金대통령은 이런 발표를 할 계획을 미리부터 준비했던듯하다.출발전부터 이번 순방중에 「YS독트린」이 발표될 것이란 소문이 여권 핵심부에서 조금씩 흘러 나왔다.다만 참모들에게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다가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중에 金대통령은 갑자기 『중요한 얘기를 하나 하겠다』고 말을 꺼낸뒤 『평소 생각해오던 것이지만 이번 순방에서 새롭게 결심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이를 16일 자카르타에서 호주로 향한 비행기 속에서 한이헌(韓利憲)청와대 경제수석에게 1시간여 구술했으며 韓수석이 이를 정리했다.
金대통령은 『이것은 차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단순히수년뒤를 내다보는 단기적 수준이 아니라 최소한 10년,길게는 20~30년뒤의 한국을 조망하고 장기적 국가전략을 세우는 장기적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韓수석은 『이 계획이 구체화되려면 적어도 1년 어쩌면 더이상소요될 수 도 있다』면서 『그러나 金대통령 임기중에 가시화되는것은 분명하다』고 못박았다.
주돈식(朱燉植)청와대공보수석은 『金대통령이 향후 국정운영의 새로운 지침을 밝힌 「시드니 선언」』이라며 『앞으로 각종 국정운영에 이러한 뜻이 반영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朱수석은 『대통령께서 귀국후 내각에 첫번째 지시할 것이 바로세계화를 위한 장기구상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朱수석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귀국후 있을 개각과 당정개편,청와대 참모진 개편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변화와개혁이란 국정의 2대목표중 앞으로 「변화」쪽에 비중을 두겠다는의미로도 풀이된다.
특히 국내정치가 12.12에 대한 야당의 공세로 국회가 공전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할때 金대통령의 구상은 이채롭다.국내정치가 과거에 얽매여 있는데 반해 金대통령은 미래를 지향하고 있기때문이다.
앞으로 정부에서도 세계화와 관련한 정책발표가 잇따를 것이다.
야당의 주장은 「세계사의 흐름을 모르는 좁은 시각」정도로 치부되도록 만들겠다는 얘기도 된다.
金대통령은 외국 순방때마다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면서 귀국했지만 국내정치 상황이나 다른 요인에 의해 희석돼버린 경험을 갖고 있다.
과연 金대통령이 이런 장애를 뚫고 세계화를 향하여 매진해야 한다는 것을 어느정도 심각히 인식했는지,또 세계화를 관철할 의지와 구체화할 행정.통치능력,용인술(用人術)을 발휘할 지에 따라서 성과가 판가름 날 것이다.
[시드니=金斗宇특 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