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진술 번복 '자기 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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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김홍일 3차장검사는 BBK 3대 의혹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증거가 없다" "혐의가 없다"고 직설화법으로 잘라 말했다. "추가 수사가 필요하냐"는 질문에도 "이 후보 관련 부분은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밝혔다. 8월 13일 한나라당 경선 당시 수사 발표 땐 검찰은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에 대해 "이 후보 형 이상은씨가 아닌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며 모호하게 발표해 논란을 빚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수사 발표 전까지 정치권과 검찰 주변에는 일부 의혹에 대해선 "알 수 없다"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여지와 모호함을 남겨 둘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검찰이 이 후보의 손을 완전히 들어주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여기에는 김경준씨가 승부수로 던진 한글 이면계약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검찰은 계좌추적과 인영(印影) 감정을 포함한 객관적인 수사 기법을 동원해 조작됐다는 결론을 얻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면계약서는 난해한 이번 사건을 단순화시킨 핵심이었다"며 "김씨는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는 '자기 부정'을 했고, 이는 나머지 의혹도 거짓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주가조작 공모와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와 회계장부 확인을 통해 이 후보의 의혹을 털어 줄 수 있었다. 최재경 특별수사팀장은 "97%는 사건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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