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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여성작가 판친다-MBC 8개중 7개 장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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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브라운관의 드라마에 우먼파워가 드세다.일부 사극.대하드라마를제외한 멜로.홈드라마는 거의 여성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어 시청자들은 대부분「여성의 시각」으로 조명된 삶의 축소판을 접하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왕국이라는 MBC의 경우 8개 고정 드라마중 7개가 모두 여성의 작품.특히 MBC의 간판 드라마격인『여울목』(박진숙)『아들의 여자』(최성실)『전원일기』(조한순)는 물론『큰언니』(정성주)『짝』(최윤정)『사춘기』(이정선)『마지막 연인』(김정)등이 여성작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KBS의『당신이 그리워질 때』(이금림)『그대에게 가는 길』(박정주)『사랑의 인사』(정유경)등도 여성의 작품이고 SBS는 9개드라마중『이 여자가 사는법』(서영명)『사랑은 없다』(조희 )『까치네』(박리미)『작별』(김수현)『그대의 창』『공룡선생』등 7개를 여성들이 그려가고 있다.
반면『한명회』(신봉승)『인간의 땅』(박병우)과 최근 종영된『야망』(임충)등 대하물 정도가 남성작품으로 기록될 만큼 드라마장르의 성구분이 심해지고 있다.
여성작가들이 대부분의 드라마를 장악하는 현상은 일단「자연스런흐름」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KBS의 맹만재 부주간은『생활경험에 바탕한 섬세한 심리묘사와 리얼리티가 가미된 대사등에 여성작가가 강하다』고 말한다.MBC의 최종수부국장 은『드라마의 주시청층이 아직 여성및 청소년층에 집중돼 자연 여성들의 정서묘사에 강한 여성작가가 우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이같은 요인을 반영하듯 최근 MBC가 공채한 7명의 방송작가가 전부 여성으로 채워졌고 방송작가협회교육원에 수강신청해 온 1천4백여명중 1천2백명 이상이 여성으로 나타났다.이는 또『작가라는 직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남자들의 기피,여성의 취업난』(임동호작가협회사무국장)등 복합적인 사회적 문제로 분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여성작가들의 헤게모니현상에 대해 그 부작용을 지적하는 일각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KBS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부여성들의 경우 스토리의 굵은 선보다는 신변잡기식의입담이나 재치로 드라마를 치장하는 경우가 많다』 며『사회성.역사성의 결여로 시청자정서의 여성화가 우려될 수있다』고 말했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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