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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신청한 41개 대학…이 중 20 ~ 25 곳만‘미래 법조인’ 키울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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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국내에도 로스쿨 시대가 열린다. 사진은 일본 와세다대 로스쿨의 모의법정 모습. [중앙포토]

전국 41개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건 ‘전쟁’에 돌입했다.

 이들 대학이 희망한 로스쿨 인원은 총 3960명. 2009년에 문을 여는 로스쿨 정원(2000명)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서울 권역(서울·경기·인천·강원)에서 신청서를 낸 대학은 24개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로스쿨 인가는 고등법원이 위치한 관할구역을 단위로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5개 권역에서 총 25개 안팎의 대학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 대학이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심사에서 통과하더라도 정원이 신청한 인원보다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스쿨 인가를 심사하는 법학교육위원회는 신청 대학이 제출한 자료에 대한 서면평가와 현지 조사를 거쳐 내년 1월 말 예비 인가를 할 계획이다. 이번 인가에서 탈락한 대학은 당분간 로스쿨 신청을 할 수 없다.

 ◆어느 대학이 ‘승자’될까=현재 교육인적자원부는 ‘지역 균형’이라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 원칙을 따른다면 서울 권역을 제외하고 대전·대구·부산·광주 권역별로 2개 이상의 로스쿨이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지방에서 8~10개가량의 로스쿨이 생겨나는 한편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10~15개대가 선정될 수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신청한 대학 중 10곳가량이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따라 경쟁률이 치열한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점칠 수 없을 정도로 각축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 역시 ‘지역 균형’ 원칙에 안도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5개 권역에서 모두 한 개 대학 이상을 의무적으로 뽑겠다고 정하지는 않았다”며 “최종 선정 대학은 철저하게 법학교육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 권역 중 신청 대학 수가 적다고 당연히 선정될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성화’로 승부 건다=대학들은 다양한 특성화 분야를 제시했다. 서울대는 국제법무
·공익인권·기업금융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내세웠다. 고려대는 국제 법무, 연세대는 공공거버넌스·글로벌비즈니스·의료와 과학기술 분야를 특성화 영역으로 정했다. 서울시립대는 조세법 전문 공립형 로스쿨을 목표로 한다.

 부산권역에서는 부산대가 금융·통상해양 분야, 대구 권역에서는 경북대가 정보기술(IT)법, 광주권역에서는 전남대가 공익인권 분야를 지목했다. 제주대는 동북아시아관계법, 국제거래, 해양법 전문가를 길러 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려대 하경효 학장은 “국제 거래 및 통상 분야에 중점을 둬 상당수 강의를 영어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홍복기학장도 “부장판사를 포함한 판사와 헌법재판소 연구관 등 현역 법조인 4명, 외국 유명 로펌의 글로벌비즈니스 전문 변호사 한 명을 교수로 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학생 선발하나=대부분 로스쿨은 1·2단계로 전형을 구분해 예비 법조인을 선발한다. 주로 1단계는 서류 전형이며, 2단계에서는 논술과 면접 전형을 실시한다. 서울대는 신청 정원 150명 가운데 6% 이상을 취약 계층 특별전형으로 뽑을 계획이다. 나머지 인원의 절반 이하는 서류 전형(학부 성적, 법학적성시험, 영어시험, 자기소개서 등)으로 우선 선발한다. 우선 선발에서 탈락해 일반 전형에 응시한 인원 가운데 모집인원의 2배수를 뽑아 논술고사, 면접·구술 고사와 서류 평가 점수로 전형한다.

 서류 전형을 100점이라고 했을 때 법학적성시험(LEET)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법학적성시험은 크게 ‘언어 이해’와 ‘추리 논증’으로 구성되며 항목별 40개 문항을 90~120분 이내에 풀어야 한다. 여기에 논술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LEET는 어떤 유형으로 출제될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말께 예시문항을 개발해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공인 영어시험 성적은 서울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에서 최소 지원 자격으로 활용된
다. 서울대는 텝스(TEPS) 702점 이상, 토플(CBT) 240점 이상이며, 이화여대는 토플 213점, 토익 750 이상이어야 로스쿨에 지원할 수 있다.

 ◆학비는 어느 정도=서울대는 연 학비를 1500만원 이하로 잡았다. 지방 국립대 중엔 1000만원대 로스쿨을 키우겠다는 곳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립대 로스쿨 학비는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학비보다는 낮고 경영전문대학원보다 다소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학비는 학기당 1800만원이었으며, 경영전문대학원은 학기당 1000만원 내외였던 것을 감안할 때 학기당 150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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