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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난 뒤 … 패션 무대의 ‘필드 패션’ 연일 뜨거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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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4일 KPGA 대상 수상자 김경태<左>와 ‘베스트 드레서’ 김형성(사진<右>)이 앙드레 김의 옷을 입고 워킹을 하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3일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드레스업한 여성 골퍼들. 왼쪽부터 유소연·여지예·김혜윤·임지나·나다예·조영란·지은희·김미현·신지애·안선주·김영·김하늘·김순희. [KPGA, KLPGA 제공]

 모자를 벗으니 꽃이 피어났다.

 필드에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스윙을 하던 골프 선수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상식에서 모델로 변신했다. 여자 선수들은 화려한 메이크업에 세련된 파티 드레스를 입고 나왔고, 젊은 남자 선수들은 앙드레 김의 옷을 입고 패션쇼를 했다.

 3일 여자 골프 대상 시상식에서 드레스를 협찬한 로제 드레스의 최은영 실장은 “운동 선수로서 감춰졌던 내면의 여성적 이미지를 끌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수상자 중에선 여지예와 김영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지예는 늘씬한 목을 강조하려고 목걸이를 하지 않았다. 대신 머리를 몇 가닥 내려뜨리고 가슴 부분에 반짝이는 소재를 붙여 목걸이 없는 허전함을 메웠다. 참가자들로부터 올해 베스트 드레서답다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1m74㎝의 장신인 김영은 심플한 검정색 드레스와 그리스 여신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로 우아함을 연출했다. 신인상을 탄 김하늘도 섹시한 얼굴에 어울리는 검정색 롱드레스로 남성 참석자들의 눈길을 받았다.

 한명현 KLPGA 부회장이 “영화계에서 픽업해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꼬마 천사’라는 별명을 가진 신지애는 종아리가 드러난 분홍색 드레스로 깜찍 패션을 연출했다. 숄과 드레스의 스티치, 구두를 검정색으로 매치시키는 센스도 보였다.

 안선주는 파격적으로 턱시도를 입고 나타났다. 헤어스타일이 깔끔했기 때문에 웬만한 드레스를 입은 것보다는 훨씬 패션 감각이 좋았다고 참가자들은 말했다.

 이번 시상식의 특징은 롱드레스였다. 신지애와 안선주·김순희를 제외하면 모두 발도 보이지 않는 긴 드레스를 둘렀다. 하체가 발달돼 있는 골프 선수들의 특징을 감안했다. 최 실장은 “선수들 대부분이 롱드레스를 원했다”며 “솔직히 체형을 감추는 역할도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 의상의 색깔은 검정색과 흰색, 빨간색 일색인데 대부분의 선수가 한곳에서 드레스를 맞췄기 때문에 다양한 컬러가 가능했다.

 남자 프로골퍼들은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화려한 골프 웨어를 입었다. 올해 3관왕인 김경태와 베스트 드레서인 김형성, 최장타자인 김대현이 패션 모델로 나섰다.

앙드레 김의 김태연 디자인실장은 “골프의 귀족적인 이미지와 품위에 맞게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옷을 입혔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검정색 셔츠와 베이지색 바지, 자수가 드러난 베이지색 조끼를 입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앙드레 김 브랜드를 무난히 소화했다.

 성호준·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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