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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문 인쇄체 금속활자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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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교서관인서체자 중 ‘力(력)’자. 사진 왼쪽 활자는 1684년, 오른쪽은 1723년에 문집을 인쇄하는데 쓰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첫 한문 인쇄체 금속활자인 교서관인서체자(校書館印書體字)가 발견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 “40만개에 달하는 박물관 수장고의 금속활자를 정리하면서 인쇄물로만 남아 있던 교서관인서체자 1004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새로 발견된 활자는 조선시대 출판 담당 관청인 교서관에서 만든 걸로 추정돼 교서관인서체자로 불린다. 이전에 붓으로 흘려 쓴 듯한 글씨체의 활자와 달리 가로획이 가늘고 세로획이 굵다. 또 필획의 끝 처리를 간소화해 인쇄체의 특징을 갖춘 첫 금속활자다. 중국 명나라 중기 이후 유행한 인쇄체(명조체)를 도입해 조선이 만든 것이다. 현존 인쇄물 가운데 개인문집인 『낙전선생비전록』(1684)을 시작으로 대한제국기 학부(學部)에서 교과서를 출판할 때까지 사용됐다. 『동국문헌비고』(1770)와 같은 관찬 서적뿐 아니라 조선 후기 지체 높은 이들의 문집 출판에 많이 쓰여 ‘문집자(文集字)’로도 불렸다.

해당 활자를 찾아낸 이재정 국립전주박물관 학예관은 “첫 인쇄체 금속활자일 뿐 아니라 오랜 기간 널리 쓰였다는 점에서 조선후기 인쇄문화사와 인쇄기술사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활자”라고 평가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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